神의 정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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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052회 작성일 15-10-03 11:13본문
神의 정원에서
들 숲에 발을 들여놓을 때는
나비처럼 사뿐해야 한다
그리고 살펴 걸어야한다
오종종 가녀린 꽃들 나들이가
후미진 계절을 피워내는
이 평화로운 마을에
점령군 발자국은 안 된다
자국마다 상흔을 남기고
고통의 피멍 지워서는 안 된다
꺾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
하찮은 풀꽃도 세상에 온 우연을 즐겨야지
말이 없어도 눈이 없어도 몸이
귀처럼 듣고 보고 느끼니까
경작지 외곽에 터를 잡고
한 삶을 소담하는 풀꽃은
몸냄새가 좋은 것
기억 들판으로 나를 불러내는 것
가끔 영혼에 접사 되어 애절한 것
마음에 문양 새기고
운명적 향기로 다가와 발목 잡는
백야의 정사 같은 것
무딘 혀끝을 자극하는
감미로운 키스 같은 것
한 번의 스침이 상처로 도지는
짝사랑 같은 것
망각된 그리움을 불러오는 아우성
이름이 불려 질까 수줍어하는 것
더욱 맑거나 푸른 향기에
가슴이 미어지는 것
이 모든 설렘에 나를 주고
그가 되어 보는 신의 정원에서
나는 한동안 야생이 되어
풀꽃으로 피어났다
내 몸이 풀냄새로
가득할 때까지
댓글목록
오영록님의 댓글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신의 정원을 잠시 빌려 쓰는 이 정원 잘
건사해야 할 테지요..// 시선이 참 좋으네요..
가을 나들이 뵙겠습니다.
박용님의 댓글
박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오영록 시인님,
가을 농사 멋지게 지으셨더군요.
이번 모임엔 제 행사와 맞물려
참석 못하게 되었습니다.
또 내년을 기다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