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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766회 작성일 17-12-1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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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화/장 승규



건너편 숲에
백설이 수묵화를 치고 있다
쓰윽쓱 지나가던 백설의 붓이 
한 곳에 자꾸 덧칠을 한다
폭설이다

숲속 공터에
칼날처럼 마음에 날을 세우고 사는
외솔 한 그루
나날이 외고집 뿌리가 깊어 갔다
너 없이도 산다며
서운하다고 늙은 것 자르고
무례하다고 젊은 것 자르고
가까운 것부터 잘려나갔다
그때부터 흉터처럼 검은 공터가 생겨나고
고집이 깊어 갈수록 
더 넓게 숲을 잘라 먹었다

그 검은 흉터 위에
백설은 아직도 연신 덧칠이다
영문도 모르고 
덧칠 속 화폭을 가로지르다가
폭설을 뒤집어 쓰는
까치 한 쌍 
외솔이 제 슬픈 가지를 선뜻 내어준다
덧칠이 금방 멎고 
하얀 공터에 고운 영상시가 뜬다

외솔은 시의 배경이 되었고
이제 화폭 한켠에
붉은 낙관이 선명하게 찍힌다






**2017.12.09  서울에 머물고 있었는데, 마침 잠실에 함박눈이 심하게 내린다
건너편 아파트가 희뿌옇게 보이는데, 솔숲에 넓은 공터가 보이고
그 공터에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남달리 힘들어 보인다
처음엔 솔숲 공터만 검더니
차츰 시간이 갈수록 공터도 하얗게 변하고...

그런데, 왜 소나무가 한 그루만 서 있을까
사람들 속에서 살면서 외솔처럼 공터에 서 있는 사람, 나일 수 있구나. 여기가 1차 시발점이다.
나 또한
마음에 날을 세워서
이런저런 이유로 이웃과 친척과 친구들과 날을 세우고, 인연을 자르고, 다시 안 보고 멀어지고
가까운 사람들과의 인연부터 잘랐으니...
숲속에 날 선 삶이었지 싶다

서운하더라도 참고
무례하더라도 참고
그럴 수 있겠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나도 모르게, 나도 그들에게 그런 적이 있었을 텐데.
그러면서 살기로 했다.
그날 이후

추천0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도 수묵화 풍경...
저녁엔 폭설 예보...
따듯한 나라에서 글로 만나는 시인의 수묵화...
향수에 대한 역설적 그리움입니다^^

김용두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미련한 우리들의 자화상을
시는 따스하게 감싸주네요^^
그래도 그런 우리들의 모습이 하나의 배경이 되고
아름다운 풍경이 되네요. 시의 긍정의 힘을 느낍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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