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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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701회 작성일 18-01-27 04:49본문
깃대/장 승규
깃대는 줏대 있게 서있다. 광장에
바람기 많은 깃발이 깃대에 매여 산다
봄바람은 자주 광장에 온다
매인 데 없는 것들 먼저
양떼를 몰듯이 한 곳으로 몰아간다
우리도 없으면서
양몰이 개처럼 몰아간다
한 마리라도 빼놓은 적이 없다
봄바람은 착한 개다
매여 사는 게 늘 억울한 깃발이
피식피식 웃더니 결국 키다리 풍선처럼 나부댄다
부러운가보다
온종일 매여있다가 보면
광장에 양몰이가 부러울 수는 있지
치맛자락 찢어질 듯 당기는 개가 반가울 수는 있지
서로 매여서 사는 것인데
내가 존재하는 이유가 너인데
깃발이 고개를 떨군다
구석진 그 곳에 양들은
바람이 할딱거리다 넘어간 담만 쳐다보고
깃대는 콧대 높게 서 있다.깃봉을 달고
내심이야 흔들렸겠지
<Note> 어느 봄날 마을 앞 광장을 지나고 있었다.
남아공 여기는 봄이래야 한 3~4주, 오는 듯 언뜻 가는 게 봄이다.
개나리 먼저 좀 피고, 라일락, 복숭아꽃 따라서 피고, ...
그런데 바람은 심하게 분다.
이 세상 어딘들 바람 불지 않는 곳이 있을까마는
여긴 태풍 같은 건 없다.
하지만, 봄바람은 한 번 불면,
평생을 바람에 휘둘려 내성이 생긴 야자수도
붙들고 있던 죽은 잎줄기 몇은 내놓을 각오를 해야 한다.
그래서 바람 불 땐, 야자수 밑을 지나는 걸 조심한다.
그런데, 깃대가 광장 하나 떡하니 장악하고 서 있다.
상남자 같다. 여기가 1차 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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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맞습니다 바람은 책임감이 없자는 말
툭 치고 툭툭 치고 가고
구석에 몰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날씨가 엄청나게 춥네요
시인님 건강 유념하시고요
에치 엣취 하고는 놀지 마세요
장남제님의 댓글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정님
추운 날씨에도 다녀가셨군요.
건강 조심하시구요.
여기는 여름이라
런닝바람으로 있습니다.ㅎ
金富會님의 댓글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국의 풍경이....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한 듯합니다.
깃발.....저는 무슨 깃발을......
장남제님의 댓글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부회님
그렇지요
여기나 거기나
사람 사는 곳은 비슷하네요.
오영록님의 댓글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심이 흔들리는 줄 몰랐습니다.
당당하게만 서있길래요..
좋습니다.//요즘 무척 많이 쓰시네요.
장남제님의 댓글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영록 시인님
심심해서 글을 쓸 수는 없는 일이지요.
그런데
심심해서 쓰는 분도 계시네요.ㅎ
동인방에도 자주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