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문서 > 시마을동인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시마을동인의 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지붕문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844회 작성일 18-01-30 19:50

본문

지붕문서

 성영희

 

한 겨울에만 자라는 뿌리가 있다
물결무늬 고랑 끝에서 자라나는  투명한 뿌리들
뚝 떼어서 와작 씹으면
이만 시리던,
뿌리가 부실한 사내애들은 곧잘 겨루기를 했다
손 한번 베지 못한 그 맑은 칼싸움으로부터
쨍그랑 잘려나가기도 하던 긴 겨울

처마 끝에서 자라는 고드름은 뿌리열매다
씨앗하나 심을 땅 없는
가난한 양철지붕의 겨울 수확
잠깐의 햇살에도 툭 끊어지고 마는
가늘디가는 한철 농사다

고드름도 잘 자라지 못하는 북향집
실로폰 같은 뿌리들이
똑똑 물방울을 떨군다
꽃 밑으로 뻗어나가는 뿌리 대신
처마 끝에서 고작,
도돌이표로 돌아가는 음계들

겨울이 흘러내리고 있다
한 여름 땅속 열기들이
뿌리 끝으로 빠져나간 흔적처럼
처마 아래 봄을 파종하고 있다
이 뿌리로 겨울을 났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지만
어느 순간 한꺼번에 툭,
떨어져 내리는 소리로 겨울은
거푸집을  깬다


2018 아라문학 봄호
추천0

댓글목록

장남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성영희님

반갑습니다
자주 좀 오세요. ㅎ

"처마 아래 봄을 파종하고 있다"
그 봄 금방 싹이 날 것 같아요.
성시인님 덕분에.ㅎ

성영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시지요 시인님
자주 뵈어야는데 천성이 나무늘보라서
가뭄에 콩나듯 함을 해량해 주세요.

한파도 지나고 오늘은 고드름 떨어지는 소리에
화들짝 햇볕이 놀라네요.
늘 반기는 걸음 감사드려요.^^

성영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반가워요 오쌤
거듭×100000000000
축하 드리고요.
못가서 송구하구요.

낼은 따듯한 나라로 날아가는 날인데
하필 오늘 대상포진 진단을 받아서 난감 백배네요.ㅜㅜ
잘지내시고 또 봬요^^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차분하면서도 할말을 다하는 시
그런 사유기 깃든 성시인님의 시 팬으로
이 시 또한 감사한 마음으로 읽습니다
좋은 시 자주 보면 더 좋겠습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냉철한 겨울나기에서 사유한 한 편이 날카롭네요
더운나라에서 건져올 시는 또 월매나 사람을 녹일라나
예쁜 얼굴을 강타한 포진은 날리고
봄싹은 고이 간직해 오세요

Total 803건 5 페이지
시마을동인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603
가을 마시기 댓글+ 2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 0 11-03
602
과월호 댓글+ 4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 3 11-02
601
슬픈 개 댓글+ 4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 1 10-28
600
염원 댓글+ 3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 1 10-27
599
호미를 걸며 댓글+ 2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6 3 10-27
598
카톡 댓글+ 10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 0 10-25
597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2 1 10-25
596
바깥 댓글+ 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5 1 10-22
595
사랑 댓글+ 4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 1 10-19
594
나비의 잠 댓글+ 3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1 10-18
593
의암의 저녁 댓글+ 2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 0 10-16
592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 3 10-13
591
가을 소묘 댓글+ 4
박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 0 10-13
590
시월 댓글+ 3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 0 10-12
589
등대 댓글+ 4
박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10-11
588
철도 댓글+ 4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 0 10-09
58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 1 10-05
586
손톱 댓글+ 4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0 09-28
585
어머니 댓글+ 1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 0 09-22
584
골프 댓글+ 5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0 1 09-21
583
녹두장군 댓글+ 5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 0 09-19
582
을숙도 댓글+ 6
배월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 0 09-13
581
포비아* 댓글+ 5
박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 0 09-11
580
길맛 댓글+ 5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4 0 09-08
579
잡초 댓글+ 5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0 09-07
578
외로운 달 댓글+ 6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 0 09-06
577
물박달 댓글+ 8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 4 09-03
576
차마 댓글+ 3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 1 09-01
575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1 08-28
574
사진 댓글+ 2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0 08-27
573
오리의 계절 댓글+ 5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 0 08-25
572
눈물 댓글+ 5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0 08-24
571
자지산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7 1 08-23
570
콜롬보 댓글+ 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 0 08-22
569
사잇 길 댓글+ 6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 0 08-15
568
낚시 댓글+ 6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1 08-14
567
굴절학 개론 댓글+ 10
배월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 0 08-13
566
붉다 댓글+ 4
박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1 08-12
565
소멸 댓글+ 8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1 08-12
564
입추 댓글+ 4
박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3 0 08-11
563
동그란 일 댓글+ 7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 0 08-08
562
양귀비꽃 댓글+ 6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0 08-08
561
밑 줄 댓글+ 12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 0 08-07
560
무렵 댓글+ 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 1 08-05
559
능소화 편지 댓글+ 6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2 08-03
558
바다 냄새 댓글+ 4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2 08-02
557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 2 08-01
556
내일의 날씨 댓글+ 7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2 07-28
555
깃들다 댓글+ 10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2 07-25
554
황혼이별 댓글+ 12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 3 07-2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