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의 흔적- > 시마을동인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시마을동인의 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엄니의 흔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684회 작성일 18-02-26 16:30

본문

엄니의 흔적/ 장 승규



새벽 5시 5초 전
아라비카 콩을 갈다가
커피콩에게 커피향을 맡인다
오래 밀봉 당한 커피콩이 비틀거리다가 
고향길에서 혼절한다, 모기처럼

에티오피아, 그 산간고원
한 가지에 몽글몽글 참새처럼 앉았던 형제들
모두 도회로 나가고
산 등에 양철지붕들 
갯바위 따개비처럼 필사적으로 붙어있는데
옛집은 흔적만 남겼다
그 부엌쯤에서
밥 먹어라. 학교 가야지
그래, 저 소리 끝에 엄니가 붙어있다
불러도 버티면
답답한 엄니가 흔적에서 떨어져 나올 거다

버-티-지-마-라 
산 것들은 살아야지
부엌 부엉이도
혼절까지 하는 커피콩의 위험한 심중이 짚이나보다
다섯 번을 같은 자리에 나와 앉아서 
찬물 끼얹듯 운다

새벽 다섯 시에 혼절에서 깨어나는
오래 밀봉된 영혼
아라비카 콩의 진한 향


<Note>
오래전에 고향 옛집을 찾아가본 적이 있다
주소로는 사천읍 금곡동(지금은 사천시)이지만
약간 외진 마을이다.
그 마을은 1968년 진주고에 입학하면서 떠나온 후
부모님이 살아계시던 동안에는 자주 다니긴 했다
그러나 대학 1학년 엄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도 형님따라 부산으로 가신 후에는 거의 가보질 못했다.
68년에 떠나온 고향을 2002년에 가니까
옛집은 집터, 흔적만 남기고 떠나고 없었다. 
부엌이었던 자리에 서니, 
어릴 때 엄니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여기가 시발점이다
마당에 감나무만 그 자리에 있는데, 훌쩍 늙어서
나를 못알아 보는 것 같았다
추천0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엄니라는 어원을 시의 상징으로 차용한 후에는 더 나갈 말이 꽉 막히는...
그러나 우리는 그 엄니를 수도 없이 써먹고 또 써 먹곤하죠
사랑의 옹달샘 태초이기에...
커피콩을 갈다가 고향집 향기를 맡는 일
시인이 아니면 누가 하리요
요즘 장시인한테 옴마 기죽어 임돠^^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옛집이란 단순히 과거의 주거 개념이 아니라
한 권의 앨범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이 시를 읽으며 해봅니다
나이들수록 마음이 자꾸만 과거로 향하네요
저 역시~

장남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골님
모두가 산골님의 성화로 이루어진 일 아니겠습니까.ㅎ
고맙습니다

서피랑님
엄니, 우리 모두의 시작점이니까요

허시인님
그렇지요
앨범이구 말구요
갖가지 추억이 켜켜이 담겨있는 그런 앨범이네요.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 역시 고향에같다 예전 살던집 가 보았는데
유년이 숨쉬던 곳
툭 치면 넘어갈 듯한 집을 보며 마음이 어찌나 아프든지
시인님 시 무척이나 공감갑니다
잘 읽었습니다

Total 806건 6 페이지
시마을동인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556
내일의 날씨 댓글+ 7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2 07-28
555
깃들다 댓글+ 10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2 07-25
554
황혼이별 댓글+ 12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 3 07-25
553
투명한 벽 댓글+ 11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3 07-25
552
타래난초 댓글+ 11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1 07-22
551
죽음은 차변 댓글+ 1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1 07-22
550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 2 07-20
549
프렉탈 댓글+ 8
윤석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1 07-19
548
웃음꽃 댓글+ 24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 1 07-17
547
연애의 법칙 댓글+ 7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1 07-15
546
준비 자세 댓글+ 7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 3 07-14
545
입학 댓글+ 11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2 07-14
544
바다 댓글+ 6
박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2 07-13
543 배월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 1 07-12
542
장마 댓글+ 9
박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 2 07-11
541
웃자 / 문정완 댓글+ 13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2 07-09
540
홍어 댓글+ 5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4 4 07-06
539
부처꽃 댓글+ 8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 5 07-05
538
러시안룰렛 댓글+ 1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 3 07-05
537
흰긴수염고래 댓글+ 10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 2 07-03
536
참말 댓글+ 8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 3 07-03
535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2 07-01
534
사랑, 그 줄 댓글+ 14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3 06-28
533
고민 댓글+ 7
박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 1 06-27
532
살구 봅시다 댓글+ 12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1 06-27
531
흥수아이 댓글+ 12
배월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2 06-23
530
핵잠수함 댓글+ 12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2 06-21
529
말복 댓글+ 7
박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 3 06-20
528
공평한 밥 댓글+ 9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 3 06-20
527 배월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3 06-18
526 박미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 1 06-15
525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 1 06-09
52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 1 05-28
523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6 0 05-26
522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 0 03-22
521
불편 외 1편 댓글+ 1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 3 03-14
520
애매한 계절 댓글+ 2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 1 03-13
519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8 0 02-12
518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0 02-10
517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0 1 02-02
516
청산도 댓글+ 2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7 2 12-23
515
댓글+ 1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2 1 12-21
514
댓글+ 2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 1 12-19
513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6 0 12-04
512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1 0 11-20
511
한 장의 사진 댓글+ 4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7 1 11-20
510
댓글+ 1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9 1 11-20
509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2 1 11-13
508
웃기는 파도 댓글+ 2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2 0 11-12
507
물을 긷다 댓글+ 4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3 1 10-2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