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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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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256회 작성일 18-11-07 09:10

본문

미시령에서           /          이 종원


 

 

 

 

설악 안쪽에 담근 발

동해로 건너가지 말았어야 했다

하늬바람 단근질한 황태에 고추장 바르고

웃음 널어 말린 금잔디 조금 지나

설익은 단풍에 걸어놓았어야 했다

이 길로 들어선 건

해풍에 무너지지 않으려는 뒷걸음질

그의 헤아림을 알지 못했다

파도에 끌려간 길 닦고 또 지우고

다시 돌아온 걸음

피우지 못한 불씨에 녹일 수 있을까

산 아랫녘 바람 소리 길고

바다는 자꾸만 살을 에는데

바람에 떠밀려 들어온 너와 나

어디서 누구와 사랑하고 헤어질 것인가

옛길로 들어선 후 그리움이 되살아난다

기억에서 떨어져 나간 산맥 귀퉁이를 수습하면

바람은 길을 묶고자 눈을 뿌리고

나 또한 성급한 걸음에 속죄하고자

산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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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서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격이 느껴지는 서술입니다.
저도 시인님처럼
미시령에 서 보고 싶습니다.
운이 좋다면,
바람의 언어들이 저의 뺨도
스치고 지나갈 것 같아서...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미시령 터널을 통과하여 속초로 건너다니다가 옛길 표지판을 보았습니다. 아련한 추억을 살려보려 꼬부랑 허리를 돌아 정상에 있는 휴게소에 올랐을 때
빈 고개만 바람을 맞고 서 있더군요... 멀리 바라보이는 영랑호와 해수욕장을 껴안은 바다도 달리 보이고요. 어쩌면 이곳에 갇혔으면 하는 마음도 들고
누군가를 기다리다 어그러진 만남의 아픈 소리도 들리는 듯해서 오랫동안 머물렀습니다. 시인님의 서술과 감성이라면 더 맛깔나는 빛을 냈을 텐데..그저 냄새만 풍긴 것 같습니다. 더 다듬어 제 스스로의 마음에 맞는 글로 만들어보고 싶은 글입니다. 나중에 도움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서피랑 시인님!!!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미시령 중턱에 앉아 이 시를 읽고 싶어집니다
언제나 마음이 넉넉하신 시인님의 얼굴도 떠 올리며
잘 읽었습니다
언제나 고마운 이종원 시인님
감사합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언제 기회가 된다면 미시령 옛길에 들려 발길을 세우고 단풍 한 점 나누시지요  감사합니다. 저기님!!!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작년 겨울
미시령 옛길이 보고 싶어 일부러 둘러 간 적 있었지요
그 길로 그 만 가을을 보고 오신 듯 합니다
곡선이 없어지고 직선의 길이 늘어나는 만큼
여유도 없어지는 듯 싶어
때론 일부러 돌아가보기도 합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대로에 밀려 편하다는 이유로 그냥 지나치기 쉬운 길이지요...그러나 험로로 들어서서 추억을 밟았을 때  '여기가 좋사오니...' 라는
무언의 서성거림을 느꼈습니다.  /직선의 길이가 늘어나는 만큼  여유도 없어지는 듯/ 시인님의 댓글이 눈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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