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 시마을동인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시마을동인의 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유령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687회 작성일 18-12-05 11:08

본문

유령

 

 

 

사후 떠나는 줄로만 알았던 영혼은

죽음의 자리를 떠나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천 년을 유령으로 살았다

 

자정을 넘긴 이슥한 밤

안개 자욱한 47번 국도, 홀로 고향 집에 가던 중

유령을 볼 수 있다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 있었다.

이미 고속도로에 진입했으므로

포기할 수도 없는

 

첫째 동승자가 없었고

둘째 자정을 훌쩍 넘겨 새벽으로 초침은 가고

셋째 안개가 자욱하여 한 치 앞 구별도 힘들고

넷째 지는 초승달이나 뜨는 그믐달인 날

다섯째 사고 지점과 사고 원인을 정확히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조건 모두를 충족하고 있다

 

첫 번째 유령은 새벽시장에 갔다오다 교통사고로 직사했다는 그 젊은 사장이었는데 공사장 마네킹으로 위장하고 차를 세우고 있다

하마터면 설 뻔했다

브레이크를 밟는다는 것이 액셀러레이터를 밟았으니 망정이지 하마터면 따라갈 뻔했다

바퀴를 잡고 늘어지는지 밟아도 차가 나가지 않았다

뒷머리를 잡아당기는지 차 안에 강풍이 일었다

 

두 번째 유령은 혼자서 콩쿠르 갔다 오다가 다리 밑에서 겁탈당하고 목 졸려 숨진 바로 그 다리였다 다리에 도착하기도 전에 그럴 것이라는 예감이 지배적이었다. 예감은 적중했다. 핏기 하나 없는 얼굴에 빨간 스카프에 목에 칭칭 동여진 생전 모습 그대로 앳되고 예뻤다. 일순 엉큼한 생각에 하마터면 왜 여기에 있느냐며 친절히 태울 뻔했다. 마침 집에서 기다리던 마누라가 건 전화벨 소리 아니었으면 이번에도 여지없이 당할 뻔했다. 이번에도 꽉 닫힌 차 안에 강풍이 일었다

 

죽음의 곳곳마다 우글거리는 유령들

얼마나 거리를 헤매고 다녔는지

생전의 모습에서 많이 늙거나 추하게 된 사람도 아니 유령도 보였다

바퀴를 칭칭 감고 도는 웃음들

 

힐끗 룸미러로 보이는 내 몰골도

이미 유령이 된 지 오래였다.



2018 겨울 탄천문학

추천1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음이 허 하면 불현듯 나타나는 유령
어머나,
깜짝이야
후들거리는 다리 간신히 붙들고
휴, 거울을 보는 순간
쿵,
기절초풍
가끔 저도 그래요 제 모습보고
소스라치게 놀라거든요
오영록 시인님 시
잘 읽었습니다.

서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퀴를 칭칭 감고 도는 웃음들,,

그게 유령이었네요,
생사를 한자리로 불러모았습니다.
멋진 감각,,^^

Total 799건 1 페이지
시마을동인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799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1 03-28
798
나이 댓글+ 2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 03-25
797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 03-25
796
비금의 계절 댓글+ 1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 03-21
795
아해야 댓글+ 2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 03-19
79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 03-18
793
벌거숭이 댓글+ 1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0 03-14
792
구름 고향 댓글+ 4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 1 03-09
791
이방인 2 댓글+ 3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 03-07
790
오늘 댓글+ 3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 0 02-29
78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 02-28
788
정월 댓글+ 1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 02-24
787
목어目語 댓글+ 2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0 02-21
786
갓바위 댓글+ 1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 0 02-15
785
우화정 댓글+ 2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2-09
78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2-05
783
싸락눈 댓글+ 1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0 02-03
782
고사리목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 0 01-26
781
모래 경단 댓글+ 3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1 01-20
780
두 사람 댓글+ 2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0 01-20
779
낙타 댓글+ 1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 0 01-13
778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01-12
777
비빔밥 댓글+ 1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 0 01-08
776
주문진 2 댓글+ 3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1 01-07
775
희망봉 등대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0 01-05
774
시(詩) 댓글+ 6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 01-02
77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 2 01-02
772
숨과 쉼 댓글+ 8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2 12-30
771
눈 송아리 댓글+ 3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1 12-30
770
눈 오는 밤 댓글+ 6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1 12-23
769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 2 12-22
768
동백 아가씨 댓글+ 4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 2 12-19
767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1 12-13
766
맛집 옆집 댓글+ 3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1 12-12
765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 1 12-10
764
주문진 댓글+ 5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1 12-08
763
완벽한 계절 댓글+ 3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 2 12-05
762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1 12-05
76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1 12-04
760
낙엽이 질 때 댓글+ 5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1 12-04
759
억새 댓글+ 7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 1 11-25
758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2 11-23
75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1 11-22
756
겨울장미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 1 11-18
755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 1 11-15
754
장독대 댓글+ 5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 1 11-12
753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 0 11-04
752
몹쓸 증후군 댓글+ 2
정연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0 11-03
751
아라뱃길 댓글+ 3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0 10-31
750
물집 댓글+ 2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 1 10-3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