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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린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51회 작성일 19-01-01 12:44

본문

  

다린다

이명윤


신호등 색깔로 기다리고 커피 잔으로 기다리고 가로수 잎으로 기다리고 버스정류장

의자로 기다린다 기다림이 숲에서 나와 긴 목을 흔들며 걸어가고 있었다

기다린다 기다림을 세어가며 기다리고 깜빡 졸음으로 기다리고 다시 처음부터 기다린다

순한 눈을 가진 기다림이 나를 볼 때마다 어디선가 젖은 바람이 불어왔다

기다린다 조용한 노래로 기다리고 무서운 침묵으로 기다리고 훌쩍거리는 계절로 기다린다

기다림과 기다림이 손을 잡고 떠나간 거리는 기다림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어느 날 누군가 한 폭의 그림을 주고 갔다 기다림이 기다림에서 멀어지면 기다림은

완성될 수 있을까 조용히 그림 속에 들어갔다 기다림의 등에 기대고 누워,

기다린다 기다림이 온전한 사물이 되어 즐거워질 때까지

 

-월간 『모던포엠』 2019년 1월호



추천1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다린다,

잘 익은 배추김치 같은 시를
두 손으로 쭉 찢어 돌돌 말아
입 속에 척 넣으며
안에서 휙 감기며
혀끝부터 목구멍까지 침샘을
자극하는
이명윤 시인의 시를

기다린다,
원고 청탁 무진장일랑 들어와
쩐 많이 들어오면
혹시나 행여나
통영가면 충무김밥 얻어 먹을런가?
기다린다.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 들으며
기다린다.

서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충무김밥, 우짜, 꿀빵, 생선회, 추도 물메기탕, 봄도다리 쓱국, 복국, 굴요리,... 가
케이블카에서, 이순신공원에서, 달아에서, 사량도 가는 배 위에서,
산적형님을, 목 ㅃㅏ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도 훌륭하시지만, 새해엔, 더욱 멋지십시오,

성영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삶은 기다림의 연속이라는 것을  시를 감상하며
다시 깨닫습니다.
기다림이 없다면 아무 의미도 없을것 같은...
올해도 기쁘고 즐겁고 아름다운 일들을 기다리며
첫장을 넘깁니다.^^

서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다림 끝에, 어느 면사무소로 발령받아 왔습니다.
아직은 새로운 풍경이 낯설지만,
나도 모르게 오랫동안 마음을 눌러왔던 것들이 하나, 둘
지워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따뜻한 계절이 오면, 기다림은 또 새로운 얼굴을 하고 있겠지요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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