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온도 영하 20도 바람에 구걸하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565회 작성일 19-01-08 22:06본문
체감온도 영하 20도 바람에 구걸하기
/ 이 종원
조금만 걸음을 늦춰주세요
부지런히 쫓아가도 당신은 너무 빨리 달아나요
돈으로 속도를 사보려고
일 년 내내 봄을 익히고 포장했어도
계산서는 위조지폐 같은 낙엽뿐
계절이 살같이 지나 벌써 겨울이네요
매일매일 결산이 한참이나 모자라서
쪼거라 붙은 온기는 찢기어 흩어졌고
나는 헐벗었는데도 불 가까이 가기 너무 어려워요
아직도 제 주머니가 텅 비었어요
방금 때깔 좋은 과일 가게를 외면하였고
냄새 좋은 치킨 메뉴는 주머니에 담았으며
돼지국밥 한 그릇으로 저녁 허기를 달랬을 뿐이거든요
가끔 멈춰 서서 기다려 주세요
흘린 땀방울을 닦아 주고
마실 물과 떡도 베풀어 주세요
아니면 한 번에 몰려오지 마시고
돌아서 오시든지 나눠 오시는 것이 어떤가요
뜨거운 여름날 애타던 그리움이 생각나
바람에 날리는 코트 자락 뿐 아니라
손을 붙잡고
눈을 맞추고
어깨도 나란히 하고
가끔이라도 당신의 얼굴과 마주 하고 싶거든요
혼자만 앞서가지 마세요
밑천이 짧은 나는 자주
충전할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많은 사람이 손뼉치며 환호하는 것 같아도
눈물 훔치며 사라지는 그림자가 훨씬 많음을 알아주세요
당신을 많이 좋아하긴 해도
사이가 더 벌어지게 되면
어쩌면 포기하고 말지도 모르거든요
제발 조금만 멈춰서서 기다려 주세요
오늘 하루만큼이라도
흔들리지 않고 서 있는 나무가 되고 싶어요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체감온도 실감납니다.
여기저기 너도나도
죽겠다고 아우성입니다
잡을 수만 있다면
앉힐 수만 있다면
오죽 좋으련만
이럴 때 일수록
으라차차~
힘 부쩍 내고 살기로 해요
이종원 시인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옥필하세요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겨울의 날씨는 때로 영상으로 올라가기도 하는데...체감 경기는 하향곡선이라 합니다.
저기님께서 끌어당겨주시면 올라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입니다
저기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신 모습으로 뵙기를 바랍니다.
성영희님의 댓글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람이라도 붙잡고 구걸하고 싶은 심정
날씨 만이 아니겠지요.
인터넷 창을 열면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기사들에
추위는 가중되고 세상은 참 매섭다 싶습니다.
겨울 잘 건너시고 꽃필 적에 뵙지요.^^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낮은 온도에 바람까지 불면 체감 온도는 곤두박질, 더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란..
불황의 경기에 고생하는데 체감 경기까지 끌어내리는 많은 일들..겨울나기가 여간 쉽지 않은 시기인 것 같습니다.
건강으로 겨울 잘 넘어가시기 바랍니다. 성시인님!!!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 산다는 것,
참 힘든 일인것 같습니다.
어쩌면 나무도 숨이 차지 않을까요
흔들리지 않고 서 있는 것 같아도..
눈코뜰새 없이 부지런히
하루를 걸어가고 있는 중인지도,
시를 읽으며 잠시,
어느 한적한 산촌에서 모닥불 피워놓고
같이 앉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건 아마도 불가능한 것이겠지요... 힘들고 어렵다 하더다로 가끔씩 햇볕이 불어주고 바람을 재워주는 것으로
새로 흔들릴 수 있는 준비가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힘들고 지친다라는 말을 너무 자주 듣는 요즈음입니다.
어차피 겨울, 더 낮은 체감온도로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일 뿐이지요. 따듯한 걸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