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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를 낚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169회 작성일 19-01-21 09:21

본문

고래를 낚다          /        이 종원

 

 

 

 

 

이태원 어딘가에

수시로 출몰하는 고래를 잡으러

낚시꾼들이 몰려든다

조금과 사리를 적절히 배합해 놓은 곳

물때가 제격이라는 호객 한 몫

밤새 쫓아간 집어등에 시간을 탕진했다

불빛과 속도에 비례한다는 만선

빛을 미끼로 낚싯대는 도심으로 던져지고

어초가 즐비한 수로를 지나

막다른 골목에서 세상을 낚는다

주낙을 수십 번 들었다 놓은 빈손

혀에 미늘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고래를 내놓으라며

놓친 바늘에 고래고래 호통을 친다

바다는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고

파도에서 내린 나는

집채만 한 고래를 술병에 쑤셔 넣는다

유령처럼 쏟아지던 유언비어는

휴지통으로 들어갔고

펄펄 끓는 냄비에서 동태눈깔을 건져 올린다

젓가락은 비틀거리고

걷어챈 바다는 쓰러진 술병과 뒹굴고 있다


추천1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 역시
이태원 해밀턴 호텔서부터 시작해서
시장까지 이어지며
고래
고래고래 소리 지르다
이슬이

많이 건저 올렸지요
나중에는 고래에 끌려 다니다
육지에서 사투를 벌인 적도
어,
어어, 무슨소리 하고 있지
고래를 낚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종원 시인님

공감 꾸욱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사무실이 남영동에 있었을 때,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갔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때 만났더라면 친분이 더 깊었을텐데.ㅎㅎㅎ 지금은 저기님도 더는 고래를 잡지 않으시지요?
그 시절 낚던 낚시바늘로 지금은 시를 낚고 계시지요? 월척을 낚으시기 바랍니다.

서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전설의 고래들은 다들 어디에 있는지,
작살을 들고 쫒아오는 시대에 쫒겨
이제는 멀고 먼 바다로 떠나버린 얼굴들이 문득 그립습니다. ㅎㅎ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시인님께서도 한 고래 하셨다는 소문(?)이 자자하던데 ㅎ
지금은 고래들 개체(?) 수가 많이 줄어들었나 봅니다. 그래도
바다에 나가 바늘을 드리우면 아마도 시인님 곁에는 많이 몰려들지 않을까 합니다 ㅎ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가 참 좋습니다. 고래는 꿈이고 희망을 의미 하던 그런 시절~

시의 기운을 제게도 좀 주십시오.
시 한 편 들고 며칠을 밀당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 떠나자 고래 잡으러 ~~~ 그 시절을 반추할 수 있기도 합니다.
지금은 그 고래가 저 고래로 바뀌고 섞여 혼돈의 시대에 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시, 점점 어려워집니다.ㅎ 허시인님께서 엄살을 부리시면, 고뿔에 몸살까지 걸립니다.ㅎㅎ
밀당만 하지 마시고 '시는 이런 거다' 라고 명쾌한 일갈 보여 주십시요 기다립니다.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능청이, 아주, 넌출넌출합니다.
집중적으로 노려본다, 초릿대를 허공으로 휙 부린다.
시가지 물고기들이 일제히...
시 앞으로 기립한다. 받드러 종원, 하고요.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편의 생각을 그려보았는데 제대로 밑그림이 그려졌는지 색이 칠해졌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려진 삶의 색은 분명 내가 칠한 것일진 대, 빈 낚시질 일지라도 내일을 기약해 볼 수 밖에요..
물고기가 아닌 다른 것을 볼 수 있는 눈이었으면 하는데..점점 흐릿해지는 것만 같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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