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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몰래 울어주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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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15회 작성일 19-02-0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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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몰래 울어주는 사람이 있다

활연




   저녁엔 붉은 가슴을 지붕에 걸어둔다 서쪽은 핏빛으로 부활하고 돌멩이에 나무토막에 담벼락에 기댄 정령들은 사라진다

   초인종 누르고 안부 물으러 온 증인과 곡비(哭婢) 몰고 가는 소리에 잠겨 귀곡산장도 잠드는 밤

   거미가 칡넝쿨 끌어 내린 밤하늘은 희다 뭍 겨레가 대낮의 낭독문을 들고 목청 쇠도록 갈구하나니 귀신들은 대들보에 목을 걸고 기웃거린다

   사막은 풍토병 모래를 쌓아 피아골 짓고 목 잘린 비명은 검은 기름 퍼 올리고 카라반이 끄는 무덤들

   사슴 화관 꺾은 피로 입술 적시고 너럭바위는 게송을 게워낼 것인데 어둠의 자식들은 참회의 혀를 문틈에 바르며 요정처럼 맑아질 것인데 산신령은 호랑이 데리고 마을 한 바퀴 피비린내 거둬갈 것인데

   어쩌자고 붉은 마음은 번지는가 작두 위에 발바닥 버리는 밤, 산은 지혜롭고 강물엔 유속이 다른 재물이 범람하나니 산을 등지고 강물에 발을 적셔 번창하라

   어느 적벽엔 이교도 모가지가 쌓인다 돼지우리 안에서 짓이겨진 은혜는 원래 무색무취였으나 자비의 뼈는 뭉개졌으나 똥간 구더기들처럼 굴러왔으니 꾸무럭거리는 향랑에 취하라

   늑골에 사는 샤먼을 버리고 안채 아랫목에 가엾고 늙은 토템을 앉히느니 목책은 무너지고 양떼구름이 산등성이로 번진다

   별빛이여,
   사망의 골짜기 흘러온 오랜 유랑이여,

   별 똥끝 잘라 마늘과 쑥을 들고 동굴로 들어가 다시 곰으로 돌아가라 천 년 동안 괴괴한 밤, 압생트에 취한 눈으로 인골을 깎아

   두발짐승 암각화 새기며 청정케 하라




추천1

댓글목록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쩌자고 음악도 시도 이토록 저무는 저녁의 얼굴 같아서
참 서글픕니다
읽을수록 더 좋은 활연님시를
요즘 자주 만나니 좋습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녁에 걸린 시인의 붉은 가슴은????? 이렇군요... 아직 내 가슴은 색이 들지 못했는데.. 여기서 색깔을 좀 입혀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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