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아침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2건 조회 752회 작성일 19-02-22 11:30본문
여행지 아침 / 이 종원
아침 여덟 시
호텔 카페테리아에서
스케줄 대신 이국의 맛을 즐긴다
달려갈 길을 끊어내어
그 잘라낸 선분을 공수하여
빽빽하게 막힌 시간을 밀어내고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춘 자리
스스로 유리에 갇힌다. 나는
젓가락질로 한 점 공백을 집어넣으며
한가로움에 취하고 나면
선로에서 미끄러져 나온 타인의 진군을 허락한다
나와 상관없이 대열을 끌고 가는
창밖 원주민들처럼
바람은 사거리에 아침을 놓아둔 채 우회하였으며
숫자를 밟으며 달려간다
오늘 이만큼만 시간을 빌려온 나는
유리창 안으로 하루를 붙잡아 두었을 뿐
데드라인에 쫓기는 원고가 떠올라
브런치로 씹는 샌드위치가 시들해진다
벌써 전차는 시간을 떠밀고 간다
내일은 찬바람에 종종걸음으로
좁은 계단을 부대끼며 올라갈 것이다
댓글목록
香湖김진수님의 댓글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부럽게 스리 해외여행 다녀오셨나보네
아이구 배 아파라
좋은 시간이었기를 바랍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일상에서 탈출하는 방법이 이것 뿐이라...
휴대폰도 놓아 두었으면 더 좋았으련만..
고달픈 나를 남겨두고 와, 덩그라니 휴식에 놓아두고 있으니 힐링이 되었습니다.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해외에 일이 있어서 가셨나 봅니다
때로는 정해진 스케줄에서 벗어나
나만의 한가로운 시간을 이국에서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허시인님의 경험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지 않을까요?
전부는 아니지만 일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것,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좋은 시간이리라 생각합니다.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낯선 시간,에 놓일 때
내 얼굴도 무척 낯설다는 느낌이 들죠,
근사한 여행 되었기를, 바랍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낯선 시간이 조금 어색하기는 하지만 충분히 마음을 녹이고 어루만지는 힘이 있음을 느낍니다.
덕분에 근사했습니다. 이 시인님!!!
무의(無疑)님의 댓글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스스로 유리에 갇혀
한 점 공백을 채우면, 나머지는 다
여백이겠습니다. 쓸 얘기가 많아진다는 얘기겠지요 ^^ 부럽습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공백을 채우는 일, 나름대로 의미있는 일 같았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그러한 시간들이 띄엄띄엄 여백 여기저기에 흔적으로 남겠지요. 고맙습니다.
성영희님의 댓글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행지에서의 아침은 낯선 만큼 신선하고
신선한 만큼 분주하지요.
잠깐의 여유로움도 이국의 맛을 더하면
긴 여운으로 간직될 시간들
이국으로의 시간 여행 즐감입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분주에서 벗어나서 그것을 지켜보는 것도 순간의 행복을 가져오는 일인 것 같았습니다.
제주에 다녀오신 성시인님의 시간은 행복이 가득 찼으리라 봅니다.
저도 곧 그 흔적을 더듬어 보렵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종종걸음 좁은계단을 밟는 일상에
잠시 영혼에 기름칠 하는 풍경 굿^^
내도 올 봄엔 시래기나 뒤적이지 말고 이런 시상을 훔쳐야 할텐데...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금은 종종걸음으로 또 다시 일상에 발을 포개고 있지만 그 시간을 반추해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영혼에 기름칠....자주 할 수록 좋을텐데...고소함이 많을 거고..선생님의 기름칠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