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소 있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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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2건 조회 673회 작성일 19-02-22 17:02본문
산자락이 등을 댄 사람들을 품어주는
하늘과 맞닿은 동네
달이 꿈속으로 걸어 들어오는 골목으로
무럭무럭 늙는 이발소가 있다
면도칼의 팽팽한 칼 선 사이로 숨어든
봄 햇살이 깜박 조는 이발소엔
언제나 고집스럽게 다이알 비누 냄새가 난다
베어지지 않으면 날아오를 수 없는
단서조차 없는 세상의 경계를 지우느라
뾰족뾰족해진 날개들
어두운 저녁으로 날아들 때쯤
또 하나의 달이 되는 삼색 네온
알전구처럼 빛나다 사라진
좀체 읽히지 않는 먼 기억의 숲
한 올 한 올 감별해내는 이발사 손끝에
밤보다 더 깊이 뿌리내린
오래된 골목 푸른 발목 위로
접혀있던 푸념들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오른다
담장 아래 실금의 거울 안
버려진 화분 위로 밑동이 실한 푸른 잎이
밀랍의 골목을 탁본하고
새벽어둠이 걷힌 골목이 다 들어간 거울 속
어떤 봄 밭보다 따뜻하다
골목은 숲의 습성을 닮아가는 중이다
댓글목록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럭무럭 늙는 이발소 풍경
이발소라는 말 조차도 고전이 되어 가고 있지요
서정과 감성 그리고 감각이 느껴지는
시인님의 이발소에서 휴일 아침을 머뭅니다
자주 올려주세요^^
한뉘님의 댓글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허 시인님~^^
졸필의 글이라ㅎ
풀린 날 다시 집중해 보겠습니다^^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랜 단골 이발소가 있습니다. 가끔 사라지면 어떡하나.
생각도 하지요,
아득한 비누향에 머물다 갑니다. 건필하시길요.
한뉘님의 댓글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이명윤 시인님ㅎ
아득한 비누향같은
봄 향기 가득 전해 주십시요~^^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엊그제 이발소에 들려 이발을 했습니다. 추억거리는 내려져 있지만
사각거리는 가위소리에 추억이 잘려 그 향이 퍼졌습니다.
양 시인님의 글에서 다시 그 잘린 추억을 이어보게 됩니다.
한뉘님의 댓글의 댓글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젠 이발소가 아닌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릅니다ㅎ
이발소 의자에 올려놓은 나무판 위에서
머리 자를 때가 얼마 전인 것 같았는데
이제는 사라진 풍경입니다
이종원 시인님 덕분에 그 시절로 돌아가 봅니다ㅎ
감사합니다~^^
무의(無疑)님의 댓글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깎을 머리도 없는데 받을 돈 다 받는 이발소에서
이발소에 어울리는 그림을 보다가
눈을 감았다
뜨면, 하나도 바뀌지 않는 내가
하나도 바뀌지 않은 이발소에 있더군요, 늘.... 거기에
한뉘님의 댓글의 댓글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앉으면 치러야하는 자리값ㅎ
이겠죠
변함 없는 모습
제 모습도 그리되었으면ㅎ
감사합니다
무의 시인님~^^
성영희님의 댓글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릴적 아버지를 따라 이발소에 가면
하얀 거품 듬뿍 발라 면도를 하던
날카로운 칼날이 생각납니다.
사포날? 같은 긴 천에 쓱쓱 문대서
아버지 턱에 대면 나도 모르게
오금이 저리던......
오래된 그림 같은 아련한 풍경 잘 감상했어요.^^
한뉘님의 댓글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저 꿈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모든 것이 그러하듯 ㅎ
미래조차도 이제는 맞이할 꿈 같으니~^^
그 찰나의 순간들
맥박 쿵쾅거리는 모습들 많이 찾아 내시어
성 시인님의 언어로 숨 불어 넣어
주시구요~^^
감사합니다 성영희 시인님~^^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길문 열었으니 이토록 고전적인
풍경 들고 자주 만나요.
한뉘님의 댓글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부족한 글이지만
빼꼼히 얼굴 놓고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