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햇 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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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759회 작성일 19-05-16 12:23본문
성영희
한 사내가 나무그늘 아래서 낮잠을 잔다.
발목 근처에서 끊긴 그늘
두 발을 햇살이 덮고 있다.
어느 사막이라도 걷는 중인지
뜨거운 발가락이 꼼지락 거리고
차가운 발가락이 오그라든다.
어떤 부재가 웅크리고 있는 곳은 추운 곳이다.
혹한과 뙤약볕을 번갈아서 건넜을 저 맨발
집으로 걸어가지 못하는
부재의 방향이 여러 갈래로 굳어져 있다.
바깥 잠이 길어질수록 드러나는 험상궂은 허물들
직립의 날들을 드러눕히고 사내는
무슨 햇살로 한낮을 건너려는 것일까,
한 줌 바람에도 발을 거둬들이는 사내
이불이란 것이 따뜻한 것만은 아니어서
한 여름에는 그늘이 이불이다.
2019 시와소금
188명의 시인이 쓴 테마 시 <발>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햇살 한 팩 따스함 풍성함이 묻어납니다
팬 들렀다 갑니다
에효 나는 언제나 써보나!!
잘 읽었습니다 성영희 시인님
장남제님의 댓글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늘을 삼베이불처럼 끌어와서 덮고
한여름을 나는 사내는
남아공에서는 아주 흔한 풍경이랍니다.
사실 흑인이 그늘을 끌어다 덮으면
잘 안보여요.ㅎ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신문지가 이불
요가 박스가 된 잠들에게
식판을 채우며 들던 사유가 생각나네요. 늘 건강우선해야 해요.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원한 이불, 맞습니다,
어머니가 그러셨죠,
발은 늘 따뜻하게...
햇살 한 팩 하고 갑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의 진심이 오롯이 담긴 시 한편이 눈부신 아침을 더 맑게 하는 것 같습니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강물 속에 담긴 많은 사연처럼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무언가가 가슴을 흘러내립니다.
그 사내가 걷고 걸어온 길이 나와 무관치 않음에 햇살과 그늘의 조화에 의지해 봅니다.
성영희님의 댓글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임기정 시인님
따스한 햇살 핫팩 덮고
오수에 들어도 좋을 듯요.
장남제 시인님 다녀가셨군요.
더운 나라일수록
그늘 이불을 덮고 나른한 시간을 보내는
남자들이 많다는 말 사실이군요.
어느 나라 어느 곳이든 만날수 있는 풍경이라
신선도가 좀 떨어지지요.
최정신 시인님.
신문지 이불 함 덮고 잠들어 보는 것도
특별한 체험이겠지요.
그러나 우린 좀 그렇겠지요.^^
이명윤 시인님 방가요.
울 엄니도 늘 그러셨어요.
여자는 손 발이 따듯해야 혀...
이종원 시인님
부족한 시에 명품 옷과 신발과 핸드백까지
풀코스로 거듭나게 해주셨네요.
댓글에서 읽히는 진정한 마음까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