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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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898회 작성일 19-06-19 08:48본문
새
멀리 떠나는 이를 향해 사람들은 손을 흔듭니다. 손은 새의 그림자를 품고 있어 공중을 흔들면 푸드덕, 새 한 마리 날아오르고, 새는 멀고 먼 길을 따라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산 넘고 강 건너 들녘을 날아가다, 어느 버스 창가 촉촉이 젖은 눈과 만나면, 수평선처럼 눈과 눈이 길게 마주치면, 새는 우아하게 공중을 날고 이별의 말이 그려내는 곡선을 따라, 눈도 어느덧 창공을 비행합니다. 바람에 얼굴을 닦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아픔은 수시로 눈을 비비며 노래처럼 찾아올 것이고 그때마다 당신은 구름에서 새를 꺼내어 날릴 수 있겠지요. 아주 오래전부터였습니다. 이 별의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질 때 꼭, 새 한 마리 딸려 보냅니다.
-계간 『시와경계』 2019년 여름호
댓글목록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많이 날려보낸 새들을 헤아려 봅니다.
가끔, 날아오는 새들과 울음소리를 음악처럼 들려주는 새들과 만날 때 이별의 그리움을 다시
꺼내봐야 할 것만 같습니다.
서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군가 날려보낸 이름모를 새들이
가끔 마당에, 나무에 앉아 놉니다.
이종원시인님의 새도 있을 것 같군요,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새
어느새 떠나버린 그 새
저도 무언극처럼
손가락으로 새 만들어 봅니다
푸득 푸드득
힘찬 날개짓하며 무대밖으로 날아갑니다
잘
가
서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적형 새는, 분명 참새는 아니고 비둘기 정도?
힘찬 그 손이 보고 싶네요,
장남제님의 댓글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손은 새의 그림자를 품고 있어서
흔들 때마다
한 마리씩 푸득 날아오르는군요.
남제도 얼마전에
큰 새 한 마리 날려보냈습니다.
서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군요, 노을이 붉은 것도 그 한복판을 날아가는 새 때문이겠지요,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성영희님의 댓글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날려보낸 새들은 지금 쯤
어느 둥지에서 쉬고 있을지...
문득 떠나보낸 새들의 안부가 그리운 날입니다.^^
김용두님의 댓글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흔드는 손에 이렇게 멋지게 의미 부여를 하시다니
정말 시인의 눈은 어떤 과학자 보다 더 깊습니다.
멋진 시 잘 감상했습니다. 서피랑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