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딩엔 눈물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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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603회 작성일 19-06-27 07:37본문
해피엔딩엔 눈물이 따른다 / 이 종원
며칠째 비가 내린다
가뭄에 단비가 약이겠지만
하루도 거르지 않는 빗방울엔
흐린 낮을 커튼으로 걸어 잠그기도 한다
썰어 넣은 우울에 기름을 두르고
감칠맛 시동을 걸지만
전등 아래 프라이팬에서조차
빗소리가 흘러나온다
하늘이 쑤시고 아픈 이유로
TV 드라마에서도 비가 내린다
주연 배우는 맞고 쫓기며
울고 넘어진 채 오늘도 코너에 몰린다
그는 언제쯤 이길 것이며
깃발에 나부끼는 정의에
패배를 던져버리고 웃을 수 있을까
새드엔딩으로 치닫는 속도가 무섭다
희망까지 빼앗길까 두려워
피곤에 지친 나는
해를 꺼내놓으라 소리친다
이 프레임에서 벗어나고자 기도하는 손이
영웅으로 되돌아왔을 때
무너진 담장 곁으로
꽃이 지나가고
나무가 밀려가고
구름을 벗어난 해가 반짝거리기 시작한다
오랫동안 빼앗겼던 빈 가슴속으로
파도가 들어온다
긴 터널을 걸어 나온 동공이
웃음 대신 눈물을 뿌리고 있다
댓글목록
성영희님의 댓글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 내리는 날엔 새소리도 촉촉합니다.
먼 앞산도 성큼 다가와 초록 뭉치들을 풀어 놓고요.
지리한 장마철이지만 마음은 뽀송하시길 바라요^^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화창한 날이 지속되는 것이 좋을 듯하나 가끔씩 내려주는 비가 마음을 적셔주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리한 장마처럼 해피엔딩임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새드엔딩의 전조는 마음을 아프게 하지요
빨리 일어서서 반전을 이루고 해피엔딩으로 벗어나기를 바라지만 막상 해피엔딩에서는 왠지 기쁨보다
눈물이 납니다.
김용두님의 댓글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살아보니 진정한 행복은 어려움 뒤에 오더군요.^^
굴곡 없는 생은 밋밋하고,,,,
언어의 유희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백번 맞는 말씀입니다. 그러하기에 그 엔딩은 해피할지라도 눈물이 따를 수 밖에요
지금 우리가 아프고 슬프고 힘든 이유는 해피엔딩을 향한 험난한 여정일 수도 있으리라 봅니다.
오랫만에 김시인님의 족적과 같이 해 봅니다.
배월선님의 댓글
배월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저 얻어지는 해피엔딩은 없나봅니다
//긴 터널을 걸어 나온 동공이
웃음 대신 눈물을 뿌리고 있다 //
'웃프다'는 단어가 새로 생겨나야 할 듯요
슬픈데 웃음이 나는, 행복한데 눈물이 나는, 그런 일들이 많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습니다. 배시인님!!!
새드엔딩은 슬퍼서 눈물이 나고
해피엔딩은 행복해서, 그동안의 지난함이 아련해서 눈물이 납니다.
그래도 해피엔딩이 훨 좋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