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건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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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790회 작성일 19-07-12 10:06본문
감사 건조증
최정신
읽던 책 접힌 페이지를 열다 손가락을 베었다
눈곱만한 상처에 미욱의 감각이 소스라친다
보드라운 깃털 어디에 이처럼 날카로운 전의를 숨겼을까
설렁 넘겨버린 연둣빛 책갈피에 핀 꽃의 상처를
나무의 흉금에 새긴 문장으로 읽지 못했다
보리 가시 밑동에 간직한 풋 물이 일용할 양식을 파종하는
사랑의 은유라 읽지도 못했다
햇살과 바람의 은혜를 동봉한 과육을 탐했을 때도
피 흘린 수고에 고맙다는 기척 한 줄 그을 줄 몰랐다
낫 놓고 기역 자도 못 읽는 드난살이 무지렁이다
딱 한 번, 배당된 책 한 권을 건성건성 넘겨버린 우매를
꽃 빛 생명수가 호되게 질책한다
노을의 사윔이 스러짐이 아니라 절정의 울부짖음임을
불현듯 곱씹어 보기도 하는 것이다
늦게 트인 까막눈으로 낙관처럼 새겨야 할 것들에
침 발라 붉은 밑줄을 긋는다
계절이 나를 몇 장 넘기고 간다
[두레문학 25호]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맛비마저도 인색한 여름 살이 입니다
게으름이 만평지기니 종아리 걷고 벌 섭니다 ㅎ
날마다 좋은 날 하세요^^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며칠전 책장을 정리하면서
버려야 될 책과 간직해야 될 책을 앞에 두고 고민 했었습니다
돌아보면 전부 한 사람의 인생이다 싶어
다시 펴서 읽어보는 의식을 했습니다 ^^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도 늘 같은 고민
한 사람의 인생...내가 엮은 또한 엮어야 할 책도
쓰레기장에서 울까봐...ㅎ. 고마워요.
김용두님의 댓글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역시 시인은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네요.
시인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느끼지 못하는 것을
느끼고,,, 상상하지 못하는 것을 상상하고,,,
시인의 삶은 참 멋집니다.
저 역시 시인의 한 사람으로 자랑스럽기도 하고
또 저는 왜 이런 눈이 부족하나,,, 자책도 됩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용두님이 진짜 멋쟁이지요
삶에 충실하고 삶에서 시를 쓰고...
늘 건강하길 바랍니다^^
문정완님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와 ~~우우우 댓끼리 엄치척 ㅎ
잘 지내고 계시지예
이 자리를 빌어
동인님 모두 안부 여쭙니다 꾸벅~~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에궁 이 누요?
우리가 이렇게 인사할 사이는 아닌데...
잘 지내시고 시 탑도 잘 쌓고 계시지요?
시도 좀 보여 주세요.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랑의 은유를 읽는 시인의 눈빛을 따라가 봅니다. 그저 스쳐지나가기만 하고
나무를 볼 수 없었던 눈을 비비고 보니 몇번이고 숲길을 돌다보니 까막눈을 벗게 되고 감사에 살짝 밑줄을 그어봅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엄살이 110단입니다 ㅎ
누구보다 밝은 눈
누구보다 깊은 혜안,
은혜로운 주일 되세요^^
오영록님의 댓글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스스로를 돌아보게 합니다./
여름 건강히 잘 보내세요..
최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