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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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9건 조회 1,108회 작성일 19-09-16 13:25본문
풀등
최정신
물 붓으로 그리고
파도로 조각한 풀등에 갔더랬어요
한 발짝 자국을 남김도 송구함이었어요
연안부두 이별사는 잠시 밀쳐놓고 사는 날 하루 빼
자월도, 승봉도, 소이작도 뒤로 하고
통통배에 육신 실어 일상의 쉼표 한 점 찍는 일,
이제야 이 절경을 들이다니
맨발의 호사에 간지럼을 무어라 쓸까요
거기 누구세요
우주가 지척이네요
잠시잠깐 세입이라도 천지간이 손안에 들더이다
풀등에 육 짐 부리고 세월을 낚는 일도
짜릿한 소확행의 절정,
밀물 썰물 교차점 따라 풀등에 드니
자본주의도 이념도 아웅도 다웅도 바람에 티끌,
너도 주인 그도 주인 대이작도 미등기 만 평지기 풀등에 기대
수만 수형 마술 놀이에 여념이 없더랬어요
사는 일이 막막하다고요
풀등에 담겨 보세요
해풍에 무심코 전하는 말
물들면 바다로 살고
물 빠지면 뭍으로 살라데요
[모던포엠 2019, 9월호]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름도 추석명절도 속절없이 저만치 달아났네요.
다녀가시는 발길에 안부 내려 놓습니다.
건강과 평안이 함께 하세요^^*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풀등 잘 읽었습니다
물들면 바다로 살고
물 빠지면 뭍으로 살라데요
시인님 무릎을 탁 치게 합니다
저도 풀등에 사알짝 담기고 싶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역쉬이...시인의 눈
결구를 말하고 싶어서
쓴 글입니다.
임시인 이 가을도 화이팅^^*
김용두님의 댓글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멋진 결말 이네요.^^
저도 많이 인천쪽 섬을 가보았지만
시는 낚지 못하였습니다.
시 속에 깊은 바다와 넓은 우주, 그리고 삶의 보석같은 지혜를 담아 두셨습니다.
늘 건안하시고 행복하소서.^^선생님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용의 머리님 눈맞춤 해 주셔서
고마웠어요.
성영희님의 댓글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지막 두행에 한 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네요.
오랜 내공과 경험과 연륜이 낳은 절창에
저녁 어스름이 다 환해집니다.
언제 뵈도 다정하고 따듯한 시인님^^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의 인연이란게 어찌 한 순간에 지어졌겠어요.
오래...깊게...따듯한 마음으로
흐르자구요^^*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점점 얼굴들이 이름들이, 시간에 물들어가는 것 같네요....
바다로 조용조용 살다 다시
반갑게 뭍에 오르겠습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도 뭍에서 저물다
언젠간 그 섬에 가고 싶다오
무르익어가는 시인이 사는 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