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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이 지던 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193회 작성일 20-04-29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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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이 지던 날           /          이 종원





휘황찬란한 교차로 지나
골목 안쪽 어둠을 환히 비추던
목련 집 간판에 불이 꺼졌다
언제나 같은 자리에 햇살 담근 얼굴로
함박웃음 소곤거리더니
낯선 기침 소리와 어색한 가면으로
짙게 가린 구름 아래
소란스러운 주문도 잠잠해지고
확진의 숫자로 몸살을 앓는다
숯불에 달아오르던 육향 사그라들 때
목련은 꽃 뿐 아니라 나무까지 춥다
점화를 멈춘 불꽃에
식탁이 실려 나가고
깨진 유리창에 자물쇠가 걸린다
멈추지 않는 도미노
비 그림자 물러간 어느 날
목련은 눈물로 마지막 전원을 내렸다
소등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목련 집 건너 매화 집
진달래 분식과 벚꽃 네는 벌써 손을 들었다
옆집으로 옮겨붙은 독백은
불보다 빠르게 도심으로 번져나갔다
봄이 생기를 잃으니
매화도 벚꽃과 동백도
그늘에 앉아 향기 권할 수 없어
꽃은 혼자서 겨울로 돌아갔고
벌과 나비도 길을 잃고 고치로 들어갔다
미소 잃고 나뒹구는 목련만
빈 봄을 두드리다 간다 


추천1

댓글목록

서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목련 집 간판에 불이 꺼졌다
목련 집 건너 매화 집
시의 손발이 살아, 저만치 걸어가는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잘 감상하였습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남녘을 지키는 시인님의 걸음은 늘 분주하리라 봅니다.
오는 것도 모르게 벌써 떠나갈까봐 치맛자락은 꼭 쥐고 계신지요?
요사이 욕지도가 화면에 불쑥불쑥 나타나 마음을 훔쳐갑니다.
건강하셔서 불 환히 밝혀주시고 꺼지지 않게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이 시인님!!!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 그림자 물러간 어는 날, 요긴 오타가 있는 듯요.
차분하고 서정적이고 아름답네요.
목련. 말이 없어도 한 계절 눈부신.

처음 뵙겠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 그렇네요. 제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 벌써 제 마음도 꺼져가는 봄인가 봅니다.
건강하셔서 눈부신 족적 많이 찍어주시면 환해지지 않을까 합니다.
안부 놓습니다 활샘!!!

장남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곳도
봄이 하나 둘 꺼져가네요.
남녘에서부터 북녘으로 번져가나 봐요.

남제는 올봄은 그냥 그렇게 보내야할 것 같습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건강하게 지내신다니 일단 안심입니다. 지금오르서는 제일 먼저 감사한 일이지요
조금 늦게라도 꺼진 불이 다시 확 일어 온 들과 산은 물론 도시에 환하게 타오르기글 두 손 모아 기대합니다.

童心初박찬일님의 댓글

profile_image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첫 인사 드립니다.
목련네,매화네,진다래,벚꽃,
봄동네 식구들은 모두 왔는데,
실실 웃음 흘리고 가는 이,시인인가 봅니다.ㅋ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까지 오셔서 들려주시니 감사합니다.
봄의 꽃들이 우리의 즐거움과 기쁨과 환호인 것처럼 다시 환하게 봄이 피어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모두가 기대하고 두 손 모았으니 그리 되리라 믿습니다.
걸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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