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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에는 사랑이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63회 작성일 20-06-08 15:26

본문

오월에는 사랑이네             /          이 종원

 

 

 

 

구름 벗겨낸 바람이

지쳐버린 해를 휘몰아치는 오월

습관에 떠밀려 옛집에 갔었네

서랍 속 잠자던 러브레터에서

설렘보다 흔적을 본 것처럼

오래된 느티나무 한 그루

그림자를 끌어안고

평상 위 둥지로 앉아있었네

솜털 뽀송뽀송하던 날개는

턱시도를 펄럭이며 내려앉는데

오래전 날갯짓 멈춘 고목

먼 산에 그렁그렁 눈물만 매달았네

시멘트가 시술한 등뼈로

나무의 기억은 뼈만 앙상하네

수백 년 나이테 위 다시 육십 년

가지에 가지를 피워 올렸던 세월

정작 가슴은 구멍만 패었고

겨울에 붙잡혀 떨고 있는 오월을 보았네

나는 거짓 웃음으로

슬픈 눈빛을 건네었고

노모는 말없이 부끄러움을 덮어주네

이젠 몇 개 돋아나지 않은

뜨거운 이파리로 멍울을 녹여주네

보일 듯 말 듯

평상 앞 꽃술로 떨어뜨린 눈물이

또 다른 봄이었네

아니 사랑이네  

추천2

댓글목록

서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멘트가 시술한 등뼈로 나무의 기억은 참 차갑고 서늘해졌을 것 같습니다..
좋은 시 즐감합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미자보다 더 깊은 칠미자 구미자 같은 이시인님의 뜨거우면서도 씁쓸달달한 시 또 읽어보게 됩니다.
격려 감사드립니다. 뜨거운 여름을 섬에서 발작국으로 흔적을 놓으시겠지요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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