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落花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낙화落花
김 시인은 신춘문예에 백번 떨어졌다
장 시인은 삼백 번 떨어졌다 하고
최 시인은 웃으면서 오백 번 하면서
술잔을 돌리다가 한 잔 더 마신다
나는 속으로 천 번 떨어졌다고
하려다 문득 얼마나 무능하면!
핀잔 들을까봐 가만히 웃으면서
연거푸 석 잔을 마시다가
에헤라, 꽃이 많이 떨어졌으니
그만큼 열매도 맺히지 않을까?
하고 말하고 싶었지만
저마다 타고난 시기에 꽃이 피고,
열매 맺는 것이 아닐까 하면서
다시 석 잔을 혼자서 마시니
뼛속마다 함빡 피었는지 볼이 붉다
아, 또 떨어질 꽃잎이 많아 좋구나!
추천2
댓글목록
강태승님의 댓글

푸른사상 출판사 -시집 [격렬한 대화] 중에서 ㅎㅎ
서피랑님의 댓글

떨어질 꽃잎이 많아 좋구나,
내년엔 꽃잎을 주렁주렁 달고 싶군요.
김용두님의 댓글

절묘한 비유...
무릎을 탁 치게 합니다.
金富會님의 댓글

나는 천번 떨어졌다라는 말이....묘한 오버랩을
내 인생과...^^
형님..건강하게 지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