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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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4건 조회 1,623회 작성일 16-02-05 09:28본문
종이꽃 / 이 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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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 번 접었다 편 흔적 |
길과 시간이 겹쳐 멈춘 자리 |
꽃을 가장한 주름이 피어 있다 |
상기된 얼굴로 세상을 떠받칠까 |
노란색 수줍은 고백을 칠할까 |
많이도 깎고 쪼아 편집해 두었던 어제가 |
갈피를 펴고 편히 누웠다 |
속살이 흐릿하게 지워진 건 |
꽃대를 위해 허리를 많이 숙인 탓이다 |
너무 오래 쓴 까닭이야 |
생각보다 많이 버틴 결과야 |
떨어져 나간 꽃받침을 바퀴에 동여매고 |
부서진 이파리를 주우려 연신 허리를 조아린다 |
참 많이도 들락거렸던 꽃밭에서 |
소풍을 즐길 수 있을까 |
완성을 향해 느릿느릿 걸어가는 장편 |
수레에서 꺼낸 종이로 다리를 놓고 |
마트 뒷문으로 어제를 사러 간다 |
댓글목록
香湖님의 댓글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왜 내일을 안 사고
지나간 어제를 사러 갈까요?
이것을 화두로 오늘을 보듬어 안습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일은 단 하나 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그에 비해 어제는 수없이 많은 추억과 향기와 모습이 기억의 수면 속에 담겨있으니까요
그 아름답던 시절을 반추하려고 그러겠지요.
바로 오늘에 말입니다. 형님의 설명절이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金富會님의 댓글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에 날개가........철새보다 더 힘찬 날개가 돋아.....
활강 하듯..멋지게.....
형님....
명절 잘 보내세요...^^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날개는 무슨....지팡이 하나 짚었습니다. 자주 뵈니 좋네요...
얼굴도 자주 뵈면 좋을 텐데...ㅎㅎㅎㅎㅎㅎ 설 지나고 가능하겠네요.
너무 기름지지는 마십시요..아들과 사모님과 좋은 시간 만드시길 바랍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글감은 많은 시인들이 차용한 먹이였음에도
신선함이 보이는 건 시제에 있다 아뢰오.
전혀 엉뚱한 유혹으로 능을 떨며 독자를 당기네요.
으뜸상...내맘대로 ㅎ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랫동안 만지고 있었습니다. 지난 번 10월인가 11월 이미지 행사 때 받았던 사진을 붙들고
여지껏 씨름을 했는데 아직도 100퍼 만족이 없습니다
숙제에 조금은 쫒기는 것 같습니다만, 선생님께서는 격려로 힘을 실어주시는 것 같습니다
상 주신다고 하시니 이왕이면 밥상이 좋을 것 같습니다.ㅎㅎㅎㅎㅎ
고맙습니다.설날 해피하십시요.선생님!!!
박커스님의 댓글
박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수십만 번 접었다 편 흔적/어제를 사러 간다/
한번 나서 한번 죽는 생,,,여러번 접었다 펴고 또 접었다 펴야 할 텐데요,,,
너무 쉽게 포기하기도 하고 타협하기도 하고,,,엥 내 얘기네,,^^
행복 그득한 명절 보내시와요.!!111!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홀로 살아가는 노인들의 뒷모습이 자꾸 눈에 밟힙니다.
종이 박스 하나에 온 힘을 두고 끌고가는 모습,
생계이기도 한 그 모습에서 서서이 지고 있는 꽃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설 명절 해피하세요 박커스 시인님!!!
예향 박소정님의 댓글
예향 박소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수십번 접었다 폈다 하는 사이, 수십번 설이 지나갔고
주름과 흰머리는 친구하자고, 착 달라붙어 안 떨어지네요
저는 26층 아파트 베란다에 사다리를 놓고 설을 사러 남포동으로 가봐야겠습니다
그저 만사대길하세요 ^^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부산이시군요.. 누구나 그렇게 허리를 접고 접어 살아갑니다
나이가 들어찬 노년에 이르러서는 반쯤은 접고 살아가는 그들, 지는 꽃을 피우려 종이로 꽃을 접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들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설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산저기 임기정님의 댓글
산저기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종이꽃
조만간 허얼 헐 날아라
노랫말처럼 날 것 같네요
그 전에 째끔 더 시심을 불어넣어 주세요
저도 저기정이도 불께요
끙차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기정!!! 새로운 이름 불러주던 목소리가 생각나네요
오늘은 쉬는 날이니 진구와 함께 길을 달리고 있지 않을까요
명절 기름진 음식 조심하시고 즐겁게 !!!!! 담배는 쭈욱 끊으시고...
해피 설날!!!!!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물 흐르듯 무난하게 읽히면서도
뒤로 따라오는 감동들은, 좋은 시의 장점이란 생각도 해보며
이 시가 그러하다는 생각도 해보며,
또 한 번 안부를 여기 둡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돌짝밭을 흐르다보니 물소리만 요란히 커진 것 같기도 하고...
잔잔하게 흐르는 강물을 깊이와 그 깊은 소리는 언제쯤 도달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흐르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시의 깊이를 갖게 되겠지요..
설 명절, 새로운 식구와 함께 즐거우셨겠네요... 저도 안부 되돌려 보내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