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다니는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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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다니는 섬
/장 승규
파도에 밀리는 섬이 있다
먼 바다 여기
닻을 들고 떠다니는 작은 섬
어디든 닻을 내리지 못하고
엎어진 물방개처럼
키 낮은 너울에도 휘둘리고 있다
이승의 바다에선
어디든 닻을 내려도 너울성 멀미가 나서
닻이 뿌리가 되도록 깊이 내리지도 못하고
미는 대로 밀리지도 못하고
차라리 들고 한 생을 떠다니는가
떠다니는 삶에게는 태생 같은 건지
파도는 와아와아
항구 밖으로 떠민 적이 없다 항변하는데
먼 바다 여기 낯선 섬 하나
오늘은 파도, 소리에도 밀리고 있다
(남아공 서재에서 2018.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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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먼 남의 바다에서
바다로 섞여 살아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육지로 살아가지도 못하는
섬처럼 아니, 섬으로 살아가는데, 파도는 자꾸 떠민다
돌아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