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쓰는 편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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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쓰는 편지 1
/장 승규
타국
여기는 지금 가을입니다
이 땅에는 가을이 하도 짧아서
단풍이 있는 듯 없는 듯
가을이 와도, 가을 같지가 않습니다
가슴에 감나무를 심은 뜻이
감이겠습니까
딱 한 그루 심었는데요
지난 여름 내린 우박알이 하도 커서
올해는 나의 뜰에서 그대를 보지 못할까
이 가을이 두렵습니다
저절로 허리띠가 느슨해지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여기서 서른다섯 해
가을이 와도, 온 것 같지가 않습니다
(남아공 서재에서 2023.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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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한국과 남아공은 계절이 반대이다.
봄이면 가을이고.
갈수록 허리띠가 느슨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