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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어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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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365회 작성일 23-03-28 09:31

본문

봄 어귀에서

                                            /장 승규


봄들판은 혼자 두는 바둑판같다 

백돌 천지이다

살구꽃 앵두꽃 자두꽃 능금꽃 돌배꽃  

매화 벚꽃...


봄이 두는 백돌은 꽃마다 다섯 잎이다

봄꽃은 오궁도화

이에 치명적인 흑돌 한 수를 나는 알지

 치중수로 꽃은 떨어져 죽지

꽃은 죽어야 열매를 맺지

매화는 매실, 벚꽃은 버찌...


그래도 나는 

봄꽃 어느 송이에도 이 치중수를 둘 수가 없다

그냥 들고 바라볼 뿐 

그새 봄은 자꾸 백돌을 두어간다

변에도 귀에도:

강변에도

동네 어귀에도

 

아무래도 나는 

이 봄에 치중수는 둘 수가 없다

그냥 이 판이 흐뭇할 뿐 



(남아공 서재에서  2023. 3. 25) 

추천1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향님
반갑습니다.
이번 동인시집 발간에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우리 동인들이 마음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시의 향기
독자가 엄청 많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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