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둔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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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320회 작성일 23-05-05 07:45본문
구둔역에서
/장 승규
노병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녹슬 뿐이더라
삶을 전투하듯 살다
죽는 날까지 일손을 놓지 못하던
8877 열차, 죽어서도
문 닫은 구둔역에 주둔하고 있다
토요일 일요일도 없이
매일 정시에 출근
어두운 밤길까지 달려야 살아지던
그 폭폭칙칙, 이제
제9 주둔지에서 기억마저 녹슬어 있다
그를 위해
철길 옆 부드러운 풀잎 하나 따다가
풀피리를 불어주었다, 삐이익
기적소리가 난다
노병의 손가락이 움찔한다
살아 나는 듯했다
전승지 지평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구둔역에서 2023.5.04)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구둔역은
죽어서도 지켜야하는 주둔지였다
그에게는
정윤호님의 댓글
정윤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양평 10경 중 한 곳이군요.
폐쇄된 역 대합실, 녹슨 선로는
다 하지 못한 이야기 같더군요.
노병의 서정, 덕분에 즐감합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노병은 살아서
지평을 지키는...
발로 쓴 진정한 한 편에
푸른 깃발 흔듭니다^^☆
장승규님의 댓글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윤호님, 산골님
지평에
다녀가셨군요.
감사합니다.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애잔은 풀피리 소리 여기까지 들리는듯 합니다
노병은 사라지지 않고 녹슬뿐이다...
잘 읽었습니다.
무의(無疑)님의 댓글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같이
다녀오셨나 봅니다.
풀피리를 불어주었다, 삐이익
기적소리가 난다
폐역도 그렇고 폐사지도 그렇고
가끔은
사는 게 기적 같기도 합니다.
제어창님의 댓글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같은 곳에서 오래도록 같은 옷만 입고 사는 저는
다른 곳에서 이곳으로 새 옷을 걸치고 늘 오시는 시인님을 뵐 떄마다
신선합니다
그 모습 자주 뵐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