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다녀갔다 / 양현근 - 낭송 / 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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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이킴포에리나김은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3건 조회 267회 작성일 24-07-16 17:27본문
그가 다녀갔다
―정공량 시인의 영전에 부쳐
양현근(시인)
꽃이 피기 전에 서둘러 그가 다녀갔다
무엇이 그리 급한지 오던 길 혼자서 훌훌 되돌아갔다
바람 속의 그리운 풍경들을
한낮의 적막들을 뒤로 한 채
눈물도 없이 한 줄 기별도 없이 그가 떠나갔다
세상 천지에 직박구리가 날고
진달래가 붉은 가슴을 치기 전에 그가 갔다
하루도 빼지 않고 세상을 향해 써내려간 편지들이
등 푸른 시절을 따라 저리 즐비한데
방금 쓴 편지 한 통을 미쳐 부치기도 전에
가슴 시린 사연들이 붉은 울음으로 타올랐다
그가 보내 온 이메일에서는
아직도 생가지 타는 냄새가 매콤한데
문학을 위한 전 생애가 소리없는 울음소리로 번지는데
그가 고치다 만 악보, 치다 만 피아노 선율은
산을 넘고 누군가의 지친 저녁을 끌고 와
붉게, 붉게 번지다가
마침내 단단한 길 위에 도착하리라
못다한 얘기들을 저녁에 싣고 와
흔들리는 세상을 소리없이 저물어 가리라
그러므로 그가 남긴 필생의 흔적들은
세상의 침묵을 흔들고
없는 길을 만들어 낯선 땅의 따뜻한 노랫말이 되리라
그가 만든 가지런한 꽃길에
지상의 느린 풍경들을 지나는 그 외로운 꽃자리에
절정의 꽃숭어리 붉다, 참 붉다
―계간 《시선》 85호(2024.4월 종간호)
고인이 문학발전을 위하여 걸어온 길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고) 정공량 시인
1955년 전북 완주 출생
1983년『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우리들의 강』『세상의 뜬소문처럼』『마음의 정거장』
『누군가 희망을 저 별빛에』
시조시집『절망의 면적』『기억 속의 투망질』『꿈의 공터』
『마음의 양지』『내 마음 의 공중누각』
『나는 저물지 않는 내 마음의 동쪽에 산다』『내일이라는 말』
동시집 『엄마 손잡고』
씨디롬 시집『그리움의 잎새는 푸르다』, 시조선집『꿈의 순례』,
문학평론집『환상과 환멸의 간극』
댓글목록
향일화님의 댓글
향일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낭송협회에 궂은 일들 다 맡아주시고
어떤 분보다 시마을에 관심과 사랑을 주시는
김은주 사무국장님이 계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임원진의 감투는 맡아도
섬김을 실천하는 분은 많지 않더라구요
양대표님이 정공량 시인님의 갑작스런 소천의 소식에
마음을 담아 영전에 올리신 좋은시를
김은주 사무국장님의 곱고 따뜻한 음성으로
감동의 울림으로 담아주신 좋은 낭송이 좋아서
시마을 유튜브에 접속하여 자주 듣곤 했지요
낭송협회를 위해 애쓰시는 흔적을
제가 다 알고 있기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조이킴포에리나김은주님의 댓글의 댓글
조이킴포에리나김은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코... 과찬이십니다
부끄럽고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조이킴포에리나김은주님의 댓글
조이킴포에리나김은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공량시인님은 생전에 제가 직접
대면 해보지 못한 분입니다
지난해 그분의 시집"그리움"을 만나면서 조금씩 스며 들고 있었는데 ...
올해. 갑작스러이 소천하신 소식을 듣고 마음한켠에 한번쯤이라도 찾아뵐걸 하는 아쉬움이 컸답니다.
마침 시선사 종간호에
양현근 시인님께서 추모시를 올리셔서 한행, 한연, 읊어가다보니 마치 정공량 시인님을 생전에 뵌듯 느껴졌습니다.
정공량시인님의 문학을 향한 애틋하고 뜨거운 애정이 고스란히 시 속에 담겨있는듯 했습니다
감동의 추모시를 올려주신 양현근 시인님께. 감사드립니다.
마음 울컥 하지 않으려고 애쓰며 담담히 그분의 심정을 생각하며 낭송 해보았습니다
정공량 시인님께서 남기고 가신 훌륭한 시 를 모아 우리 시마을이 한자리에서 함께 낭송의 시간을 가져보는건 어떨까요..
향일화님의 댓글
향일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무국장님 참 좋은 의견이네요
조심스러운 것은 낭송가님들마다
자신의 감성과 맡는 시를 선정하시는 편이라
혹시 연말에 대상 분과 합송 시를 할 때
정공량 시인님의 시와 양대표님의 시로
합송을 부탁드리면 어떨까요~~
조이킴포에리나김은주님의 댓글의 댓글
조이킴포에리나김은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잘알겠습니다 ^^
저의 작은 소견에 답글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이진영님의 댓글
이진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떠나간 분이 멈칫
뒤돌아 보면서 서둘러 발길
돌리지 못하시는 건
마지막 손 흔드는
한 줄기 시 때문이라 여겨져요
슬픔으로 채원진
빗방울 처럼
옷깃을 적시는 김은주샘
애조띈 목소리 때문이 아닐까요
떠나간 분도
남겨진 분도 흰 국화 향기 앞에서
아쉬운 작별을 하겠지만
여기 한 편의 시로
정공량 시인을
보내드리니
아름답습니다.
조이킴포에리나김은주님의 댓글
조이킴포에리나김은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쩜...이진영 선생님의 고우신 말씀도 한편의 시 입니다^^
정공량시인님이 남기고 가신
문학을 사랑하는 발자취가 우리 모두에게
희망으로 울려 퍼지길 바래봅니다
귀한 말씀 고맙습니다 ^^
남기선님의 댓글
남기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음이 가득한 낭송 잘 감상했어요
멀리 서 잘 돌아왔어요
김은주 샘 수고하셨네요
조이킴포에리나김은주님의 댓글의 댓글
조이킴포에리나김은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남기선고문님 무사히 잘 다녀오셔서
안부글 주시니 기쁘고 반갑습니다.
한 생명은 가고
또 한 생명은 오고...
모든것이, 지금이 다 소중 함을 느낍니다.
고맙습니다 ^^
이루다님의 댓글
이루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김은주 선생님
고맙습니다.
조이킴포에리나김은주님의 댓글의 댓글
조이킴포에리나김은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영전에 올린 시인의 마음이 잘 전달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저도 마음에 잔잔한 감동으로 낭송 올렸습니다
이루다선생님의
귀한 말씀 고맙습니다^^
이재영님의 댓글
이재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군가의 지친 저녁을 끌고 와'
저는 이 빛나는 문장에 꽂힙니다.
좋은 글에, 좋은 낭송을 입히는 일은,
참 귀한 작업입니다.
감사히 감상했습니다.^^*
조이킴포에리나김은주님의 댓글
조이킴포에리나김은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그렇습니다...
위로와 희망을 주셨던
귀한분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언제나 바쁘신 가운데에도
시문학 사랑으로 열정이신 이재영 고문님
따뜻한 댓글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