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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서정주, 「자화상」 (낭송 강왕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2,509회 작성일 15-07-10 07:12

본문




서정주, 「자화상」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하는 외할아버지의 숯 많은 머리털과
그 커다란 눈이 나는 닮았다 한다.
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드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

찬란히 틔어오는 어느 아침에도
이마 위에 얹힌 시의 이슬에는
몇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 있어
빛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뜨린
병든 수캐 마냥 헐덕어리며 나는 왔다.

▶ 시_ 서정주 – 1915년 전북 고창 출생. 시집 『화사집』『신라초』『동천』『국화 옆에서』『질마재 신화』『떠돌이의 시』 등, 산문집 『한국의 현대시』『시문학 원론』 등이 있음. 2000년 작고.

▶ 낭송_ 강왕수 – 배우. 연극 「아부의 왕」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등에 출연.

▶ 출전_ 『미당 시전집 1』(민음사)
▶ 음악_ 자닌토
▶ 애니메이션_ 박지영
▶ 프로듀서_ 김태형

배달하며

천부의 시인, 서정주가 스물세 살 중추에 쓴 자화상이다.
병든 수캐로서의 피와 본능과 운명을 격렬한 호흡으로 노래한 이 시는 언제 읽어도 목이 얼얼해지곤 한다.
“애비는 종이었다”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다” 등 잘 알려진 시구 속에서 사금처럼 반짝이는 그의 시세계를 엿볼 수 있다.
2000년 12월 눈 많이 내리는 날, 그가 86세로 타계했을 때 이 시 「자화상」 속에서 그의 처절한 유언을 발견한 한 평론가의 시선은 참 탁월하다.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
올해 그의 탄신 100주년이다. 식민지와 전쟁을 거쳐 온 시인의 상처와 죄와 비극적인 운명으로서의 「자화상」을 본다.

문학집배원 문정희


[시배달을 시작하며]

문학집배원 10주년, 다시 큰 날개를 펼치며

언젠가 집배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늘 앉아만 있기 때문에 뚱뚱해지는 시인보다 크고 불룩한 가방에다 새 소식을 싣고 외로운 가슴들을 향해 땀을 흘리며 달려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1주일에 한 번씩 앞으로 1년 동안 문학집배원을 맡게 되었습니다.
정성껏 시를 골라 많은 사람들에게 상큼하게 배달해 드릴 것입니다.

시인 문정희
그동안 많은 문학집배원들이 시를 배달한 지 벌써 10년!
그동안 홀씨처럼 떨어진 수많은 시편들이 푸르게 자라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제법 큰 날개가 되어 허공을 힘차게 날고 있으리라는 상상도 해봅니다.

아름다운 악기의 언어보다 날카로운 무기의 언어가 난무하는 시대, 폭력적이고 기형적인 언어의 흙탕물을 헤치고 싱싱한 생명의 언어로의 전환이 절대로 필요한 시대입니다.
설레는 가슴으로 시를 골라 배달하는 즐거운 문학집배원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 2015년 7월 1일 문정희 -





퍼온 곳 :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학나눔(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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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향일화님의 댓글

profile_image 향일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정주 시인님의 자화상의 시는
많은 낭송가님들께도 사랑 받는 시지요
광왕수님의 목소리로 편안히 머물다 갑니다^^

가슴에 불이 활활님의 댓글

profile_image 가슴에 불이 활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정주님의 시심은 뵐때마다 새롭습니다. 그 분께서도 많은 고뇌속에서 방황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인간이었기에~~
좋은 감성 받아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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