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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좋은 가을/김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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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69회 작성일 20-11-03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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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좋은 가을

      김용호

      지난 여름은 참으로 지독했습니다.
      비가 오는가 싶으면 일주야 폭우가 내렸습니다.
      바람이 부는가 싶으면 태풍과 폭풍이 불었습니다.
      해가 뜨는가 싶으면 폭염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성글 하지 않는 풍요로운 가을이 왔습니다.
      내가 가을을 환장한 연유를 솔직하게 말하겠습니다.

      습윤에 젖은 질퍽한 개똥밭 소똥 밭에서 서성거려도
      가을이 좋은 이유는 이러합니다.
      텃밭에 키 큰 해바라기와 같이 웃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향 길 언덕배기에 코스모스가
      내 마음 하나 붙들어 보기 위해
      지워지지 않을 예쁘디예쁜 꽃 마음 내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리 지어 핀 국화 꽃 봉우리 벌어져
      웅숭깊은 허공에 풍기는 야릇한 향기에 도취되어
      내 헤아릴 수 없는 수심을 잊을 수 있어 좋기 때문입니다.
      가을대지에서 기억나지 않아도 괜찮을 별난 생각 없이
      꿈속에서 뭘 본 사람처럼
      공중 같은 생각으로 구름 같은 마음으로
      혼자 넌지시 미소지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좋은 가을
      당신이랑 나랑 애정도 듬뿍 듬뿍 나누며 살기로 해요.
      당신이랑 나랑 기쁨도 듬뿍 듬뿍 나누며 살기로 해요.
      모두에게 사랑이 철철 넘치는 가을 이였으면 좋겠습니다.
      모두에게 소망이 이루어지는 가을 이였으면 좋겠습니다.
      모두에게 풍요가 잔뜩 넘치는 가을 이였으면 좋겠습니다.

      가을의 멋진 순간이 바람처럼 지나가려 합니다.
      가을의 아름다운 순간이 구름처럼 지나가려 합니다.
      가을의 소중한 순간이 안개처럼 사라지려합니다.
      우리의 가을 인연이 정답게 오래오래 머물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가을 삶이 만끽해야할 넉넉한 보람으로 머물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삶 속에 넉넉한 행복이 영원히 머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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