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 함동진
1
어머니가 나를 배었을 때처럼
불뚝한 석류 송이가
만삭으로
제왕절개 되는 산고
새 생명을 창출하는
아, 위대한 아픔이여.
2
신혼초야 축배
한잔의 붉은 포도주보다 진한
진홍색 사랑으로
빼곡히 영글어
화로 속의 참숯불빛
뜨거운 이글거림으로
알알이 타고 있다.
3
비밀한 젖무덤
가슴을 열어놓고
달콤새콤한 유혹으로
혀 밑을 간지르고는
침샘 마를 날 없이
촉촉한 입술로
곱디고운 냄새에 절어
언제나 향그러운
황홀한 병을 앓게 한다.
D:\My Pictures\2013.01.01 과실.열매.곡식.채소.海草 B 석류_2013.03.01__006[1]사진-함동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