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기 전부터 벌써 가슴이 뛰고 바라보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그런 사람보다는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편안하게 느껴지는 그런 사람이 더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길을 걸을 때 옷깃 스칠 것이 염려되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걸어야하는 그런 사람보다는 어깨에 손 하나 아무렇지 않게 걸치고 걸을 수 있는 사람이 더 간절해질 때가 있습니다.
너무 커서 너무 소중하게 느껴져서 자신을 한없이 작고 초라하게 만드는 그런 사람보다는 자신과 비록 어울리지는 않지만 부드러운 미소를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더 절실해질 때가 있습니다.
말 할 수 없는 사랑 때문에 가슴이 답답해지고 하고픈 말이 너무 많아도 상처받으며 아파 할까봐
차라리 혼자 삼키고 말없이 웃음만을 건네주어야 하는 그런 사람보다는 허물없이 농담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더 절실해질 때가 있습니다.
괴로울 때 찻잔을 앞에 놓고 마주할 수 있는 사람 밤새껏 투정을 해도 다음날 웃으며 편하게 다시 만날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이 더 의미 있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나이가 들수록 비위 맞추며 사는 게 버거워 내 속내를 맘 편히 털어놓고 받아 주는 친구하나 있었으면 하는 바램 탓이겠지요.
출처 : 좋은 글 중에서
이 그리움
김용호
기억 속으로 사라지고 아쉬움만 남을 이 그리움 붙들고 있으면 마음 설레입니다
마음 흔들고 사라질 그리움이라도 있어 드러내 보일 예쁜 마음 간직하며 살렵니다
누구라도 마른 춤 꿀컥 삼키고 그대라고 부를 수 있는 나의 그리움의 그대가 되어주세요
가슴속 태극기를 꺼내다
1919년 3월 5일 당시 경찰이던 정호석 님은 경찰관 옷을 벗고, 자신의 피로 그린 태극기를 들고 열 살 된 딸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 들어가 힘껏 외쳤습니다.
"대한 독립 만세!"
그 외침을 들은 정호석 님의 딸과 어린 학생들이 뒤를 이어 만세를 외쳤습니다. 체포된 정호석 님은 일본 검사에게 당당히 말했습니다.
"삶에 쪼들리고 있는 2천만 동포를 구하기 위해서 각오하고 한 일이니 목숨이 아깝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당시 배재고등보통학교 2학년이던 김동혁 님은 1919년 3월 1일, 독립선언서를 계속 배포하며 만세 시위에 참여하다가 체포되어 모진 고초를 겪어야 했습니다.
재판정에서 김동혁 님은 일본 판사에게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나는 조선 사람으로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다. 그것은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아니다. 그저 당연한 일일뿐이다."
독립선언서를 인쇄한 보성사의 사무원 인종익 님은 독립선언서를 지방에 전달하다 체포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지역에도 선언서가 배포되는 시간을 벌기 위해, 끔찍한 고문을 당하면서도 동지들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텼습니다.
노끈 장수 김호준 님과 그의 친구인 경성공업전문학교 학생인 양재순 님은 '각성호 회보'라는 지하신문을 만들어 배포하다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고초를 치렀습니다.
슬픔이 가득했던 일제 강점기는 '대한 독립 만세'라는 말 한마디를 외치기 위하여 목숨을 걸어야 했던 어두운 시기였습니다.
그러할 때, 자신의 안전을 추구하는 인간의 당연한 본능을 초월하여 나라를 위해, 민족을 위해 결연히 일어서서 희생하신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위에 나온 분들은 그 어느 교과서에서도 찾아볼 수 없으며 심지어 역사책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분들이십니다.
목숨을 바쳐야 하는 일을 그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 여기고 나라를 위해 몸 바친 이 위대한 분들의 이름을 지금부터라도 기억하고 싶습니다.
영상제작 : 동제
달팽이의 슬픔
달팽이 한 마리가 살았다. 하루는 달팽이 엄청난 사실을 알아차렸다. "여태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내 등 껍질 속에 슬픔이 가득 차 있어." 이 커다란 슬픔을 어찌하면 좋을까? 달팽이는 풀이 죽어 친구 달팽이를 찾아갔다. "무슨 일이야.?" 친구 달팽이가 물었다. "난 왜 이렇게 불행할까? 내 등 껍질 속에 슬픔이 가득 차 있어." 달팽이가 속마음을 털어놓자 친구달팽이 말했다. "너만 그런 게 아니야. 내 등에도 슬픔이 가득해." 달팽이는 또 다른 친구에게 갔다. 이렇게 친구들을 차례로 만나면서 자신의 심정을 전했지만 반응이 똑같았다. 마침내 달팽이는 깨달았다. "슬픔은 누구에게 있구나. 나만 그런 게 아냐. 나는 내 슬픔을 견뎌야 해." 달팽이는 푸념을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