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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멈추게 한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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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53회 작성일 21-12-25 14:28

본문

전쟁을 멈추게 한 메리 크리스마스

참 ‘착한 영화’ 한편이 있습니다.
영화 < 메리 크리스마스 >는 실화입니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지 6개월이 채 되지 않은 1914년
12월24일. 여기는 프랑스 북부 독일군 점령지역입니다.
100m도 안 되는 거리를 사이에 두고 독일, 프랑스, 영국군이
마주보며 전투를 치르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탄생하신 성탄 전야. 누구나 훈훈한 인정을 느끼고 싶고
사람과 사람사이에 축복을 하고 싶은 때입니다.
대치 중인 독일군 프랑스군 영국군은 각각의 참호에
웅크리고 있습니다.
잠시 총성은 그쳤지만 살벌한 전쟁터에서 기독교 문화권
최대 명절을 보내는 병사들의 마음은 착잡하고 스산합니다.
막상 전쟁터엔 전쟁을 결정한 최고 명령권자는 없습니다.
후방의 안온한 대저택에서 칠면조 구이에 샴페인을 즐기고 있을 겁니다.
전쟁터엔 전쟁의 명분도 모르는 병사와 날선 초급장교들만 있습니다.
예로부터 전쟁을 충동질하고 지도 위에 선을 그으며 전쟁을 기획하는
지배층은 전쟁이란 커튼 뒤에 차려진 소파에 앉아있습니다.
참혹한 현장엔 “전쟁이여, 제발 빨리 끝나라” 고향으로 돌아가고픈
징집 병사들만 서로 총구를 겨누며 방아쇠를 당기고 수류탄을 던집니다.

건너편 적 진지의 적이 무작정 미운 게 아니라 오가는 총탄에 내 동료가
단말마를 내지르며 죽어가자 내 동료를 죽인 적이 비로소 미운 것입니다.
이 주입된 증오감과 날카로운 생존본능이 전쟁터를 아비규환으로 만들고
인간성이 무너지는 아수라장을 연출합니다.

'1차 세계대전은 근대전과 현대전의 가운데에 있습니다.
대부분 전투가 진지를 구축하며 싸우는 참호전 형태입니다.
대포 개인화기 위주에서 최초로 기관총과 생화학 무기가 등장하여
참혹한 대량살상 전투가 등장합니다.'

참호에서 고개를 들고 두리번거리는 순간 적의 진지에서 총알이 날아옵니다.
때때로 백병전도 벌어집니다.
쏟아지는 총격에 먼저 죽어간 동료들의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독일군 참호엔 베를린 오페라하우스 소속
유명 테너 니콜라우스가 사병으로 참전하고 있습니다.
유명 소프라노인 안나(다이앤 크루거)는 연인 니콜라우스가 징집되자
그를 만나야겠다는 일념으로 전선 공연을 작심하고 이 진지를 찾아옵니다.
프랑스군을 이끄는 오데베르 중위는 임신한 아내가 지금 독일군
점령지역에 있어서 근심이 가득합니다.
스코틀랜드 성공회 파머 신부는 영국군 군종 신부로 참전하고 있습니다.
한 낮 전장의 피곤함이
크리스마스이브 밤공기에 차갑게 젖어듭니다.
정작 자신들의 증오로 쌓아올려진 전쟁이 아닌 징집 전쟁 속에서
고향에 대한 향수는 깊어만 갑니다.
전선의 3개국 병사들은 무력하게 크리스마스 추위에 떨고 있습니다.

이때 독일군 진지에서 노래가 들립니다.
테너 니콜라우스의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 잔잔히 울려 퍼집니다.
영국군 진지 파머 신부의 귀가 번쩍 뜨입니다.
신부는 옆에 있는 백파이프를 들고 반주로 화답합니다.
백파이프 캐롤 연주를 들은 니콜라우스는 크리스마스트리 촛불을 들고
참호 밖으로 나오면서 낭랑한 중저음으로 캐롤을 부릅니다.
독일군들도 따라 일어섭니다.
이번엔 파머 신부가 백파이프를 연주하며 일어섭니다.
영국군도 따라 일어섭니다.
니콜라우스는 어느덧 전선의 한 중간에 서있습니다.
이를 가만히 지켜보던 프랑스군들도 일어섭니다.
모두 총을 내려놓은 비무장 상태입니다.

크리스마스이브의 기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치중인 3개국 병사들이 전부 비무장 상태로 대치 지역 한 가운데로
서서히 모여듭니다.
3개국 지휘관들이 최초로 얼굴을 맞댑니다.
하루 동안의 휴전을 결의합니다.
프랑스군에서 샴페인 한 병을 꺼내옵니다.
장교들은 잔을 건네며 서로에게 샴페인을 따라주며 건배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파머 신부가 맨 앞에 서서 크리스마스 미사를 집전합니다.
전체 기도를 드리고 모든 병사들은 아멘을 외칩니다.
소프라노 안나가 청명한 목소리로 부르는 ‘아베마리아’가
전선의 밤하늘에 번집니다.
3개국 병사들은 박수로 화답합니다.
프랑스군은 와인을 독일군에게 선물하고 독일군은 영국군에게
초콜릿을 건네줍니다.
지갑을 꺼내 가족사진을 서로 보여줍니다.

하루만 휴전하자던 약속이 연장됩니다.
그동안 벌판에 방치되었던 동료들의 시신을 자유롭게 오가며
수습하는 날이 이어집니다.
적의를 내려놓은 병사들은 국가 대항 축구판을 벌입니다.
전선지대는 완충지대가 되고 화해의 지대로 변합니다.
뭔가 평화가 오는 듯합니다.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질 못합니다.
본부에서 포격작전 명령이 내려오자 상대방 진지에게
먼저 알려주고 자신들의 진지로 와 대피하라고 일러줍니다.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병사들은 고향으로 보내는 편지에 이 놀라운 ‘크리스마스
휴전’ (The Christmas Truce)소식을 전합니다.
편지를 검열하던 각국 사령부는 깜짝 놀랍니다.
특단의 조치가 즉각 취해집니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은 오래지않아 발각되지만 이 전선의
특별한 크리스마스는 역사에 오래오래 기억됩니다.

영화 ‘메리 크리스마스’는 적과 나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지점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영화는 결국 완충지대의 감동과 평화가 단 한 때의
환상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현실도 보여줍니다.
크리스마스 감동을 체험한 각국 군대는 징벌적인 부대해체
명령을 받습니다.
이 소박한 전쟁영화는 크리스마스 캐롤 한 곡의 위대한 힘을
아낌없이 보여줍니다.
우리 한반도 허리엔 길이 240km 군사분계선 철책선이 있습니다.
남과 북 양쪽 꽃다운 청춘 100만 여명의 병사들이
오늘도 24시간 대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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