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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문화재 사랑] 서민의 애환과 기쁨이 어우러진 장터음식의 대표주자 부산 동래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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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97회 작성일 15-11-0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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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애환과 기쁨이 어우러진 장터음식의 대표주자
부산 동래파전




파전 먹는 재미로 동래장에 간다
이처럼 동래파전은 동래 근처의 금정산과 기장에 파밭이 많았고, 바닷가 가까이라 싱싱한 해산물도 쉽게 구할 수 있었으니 자연히 유명해진 음식으로 추측된다. 동래 장날에 노점에서 팔기 시작하여 인기를 끌었는데 해방 전까지 동래시장 동문 입구는 동래부의 관기들이 일제 강점기에 만든 기생조합이 있었을 만큼 유명한 유흥가였다. 그 중 한 요릿집인 ‘진주관’에서 동래파전을 손님 접대용 술안주로 올리기 시작하여 서민 가정에까지 널리 보급되었다고 한다. 새봄의 기운을 전하는 계절음식이자 상류층음식인 동래파전이 보통사람들에게 처음 선을 보인 것은 1930년대로 그 때까지 동래파전은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음식이었다.

당시 동래 제일의 번화가가 동래장터였다. 여기서 장이 설 때면 솜씨 있는 할머니들이 파전을 지졌고, 그 맛이 널 리 소문나게 되었다. 그래서 ‘장 보는 건 둘째 치고, 파전 먹는 재미로 동래장에 간다’는 말이 생겨났다. 동래장은 닷새마다 서는 5일장으로 전국에서도 큰 장으로 꼽혔고, 내상萊商이라 불리는 동래 상인의 중심지였다. 기장과 양산 등 주변 농촌에서 생산된 각종 물품이 이곳으로 모여들고 거래되면서 동래장은 이 지역의 문화와 유통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장을 볼 일이 없더라도 동래 파전을 맛보는 재미에 장날이 돌아오길 기다리곤 했던 것이다. 예전 장터에선 춘삼월이면 으레 진달래화전을 먹었는데, 어느 때부턴가 동래장터에는 장꾼들의 요깃감으로 화전이 아닌 요릿집의 동래파전이 등장해 눈길을 끈 것이다. 기장에서 재배되던 조선 쪽파와 언양의 미나리 위에 바닷가에서 잡은 갖가지 해물을 한 움큼 올린 다음 묽은 쌀가루 반죽과 달걀을 뿌려 장터 한편에서 지져냈다. 새롭게 등장한 동래파전은 삽시간에 동래장터에 장 보러 온 사람들에게 별미로 소문이 나기 시작하였다. 이 시기에 동래파전은 고급 요정의 안주에서 장터서민들의 음식으로 대중화되어 수많은 상인들이 동래장을 방문하여 그 맛을 즐겼다고 한다.


전(煎)의 또 다른 이름, 매혹적인 전유화(煎油花)
전煎은 기름에 지져내는 조리법으로 일명 지짐이, 지짐개, 부침개라고도 한다. 전은 건열전과 습열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습열전은 뜨거운 번철에 옷 입 힌 재료를 놓아 눋도록 지져내는 것이다.

궁중에서는 이를 기름에 지져낸 꽃이란 뜻으로 전유화煎油花라 적고, ‘전유어’라 읽으며 속간에서는 ‘전야’, ‘저냐’, 또는 그냥 ‘전’이라 한다. 동래파전이 바로 이 습열전에 속한다.

고古조리서를 살펴보면 그 전에는 기름이 귀해서인지 전煎에 대한 항목이 보이지 않다가 서유구의 『증보산림경제』(1766년)에 해삼전, 게전 등의 해물전이 나온다. 빙허각이씨의 한글요리서인 『규합총서』(1815년)에 생선에다 밀가루와 달걀을 입혀서 지지는 생선전유어가, 저자미상의 『시의전서』(1800년대 말엽)에는 참새전유어가 기록되어 있다. 이용기의 판매용 한글요리서인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1924년)에는 전유어 지지는 법으로 간남, 저냐, 전유어란 항목을 두고 있는데 그 설명으로 “전유어는 쓰이지 않는 데가 없다. 온갖 잔치에 혼인, 상사, 제사, 생일이나 큰 연회, 여럿이 술 마시는 자리와 심지어 밥상까지도 이것이 없이는 할 수 없다”고 하였다. 골동반(비빔밥) 전유어 항목에는 “그저 비빔밥보다 낫고 고소하기 이를 데 없으니 혹 술안주로 하는 사람은 속을 잘 채우려는 인물”이라는 설명까지 하고 있으니 전煎종류의 다양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지경이다. 하지만 여기에 파전은 기록되어 있지 않다. 또한 조자호의『조선요리법』(1938년)에는 생선, 조개, 게를 비롯한 동물성전煎뿐만 아니라 고추, 두릅, 묵 등의 식물성재료를 이용한 전煎까지 소개하고 있으니 전의 범위가 상당히 확장되었음을 알 수 있겠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파전은 보이지 않는다.


동래파전의 영양학적인 우수성, 일품요리로 부각
동래파전의 식재료에는 연한 조선쪽파와 미나리, 대합, 홍합, 조갯살, 굴, 새우 등의 해산물과 쇠고기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웃기재료가 있다. 찹쌀가루와 멥쌀가루, 멸치 및 다시마 국물 등의 맛국물에 고운 고춧가루와 청장으로 간하여 이들 식재료와 달걀물을 조리 순서대로 얹어 기름으로 지져낸 것이다.

5가지 기초 식품군이 이상적으로 골고루 배합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풍부한 섬유소까지 함유된 음식으로 어디에 내놔도 영양학적으로 전혀 손색이 없는 훌륭한 일품요리이다. 동래파전의 표준화연구에서 맛에 관련된 인자는 식재료인자와 열원인자를 들수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식재료인자 중 찹쌀 및 멥쌀가루에 멸치와 다시마의 국물을 섞은 반죽에서 곡류의 전분과 파가 어우러져 파전에 깊은 맛을 주고, 맛국물은 구수한 맛과 칼슘을 공급하여 맛과 영양의 상승효과를 주고 있다. 지지는 식물성기름은 불포화지방산의 공급과 함께 파전에 기름맛과 고소한 맛을 주고있다. 마지막에 휘저은 달걀을 끼얹어 익혀내는 것은 흐트러짐을 방지하는 모양과 부드러운 맛, 군침 도는 색감을 위한 전煎의 화룡점정, 즉 신의 한수라 할 수 있겠다. 또한 조리 시 강한 열원에서 번철을 달구어 식재료를 순서대로 얹어 뒤집고, 다시 반죽을 얹어 뚜껑을 덮은 후 열원을 약하게 하여 전분의 완전한 호화를 도와 파전의 깊은 맛을 증대시킨다.

동래파전의 주재료인 파에는 비타민 A, B2가 많고 녹색부분에 칼슘이 많다. 파의 자극적인 냄새는 아릴 디설파이드(allyl disulfide)로 살충과 향균의 효력이 있다. 또한 파의 최루성 향기성분인 알린(allin)은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하고, 체내에 흡수되어 비타민 B1의 이용을 도와주므로 탄수화물이 주식인 우리나라 식생활에서 이의 흡수대사를 위한 중요한 기능성 물질이다. “검은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살자” 는 말이 있듯이 파는 장수 식품으로 피부미용과 강장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방에서 파(蔥白)는 맛은 맵고 성질은 따뜻한 것으로 그 효능은 표사를 발산하며 상한한열로 인한 근육통, 인후의 동통, 대소변의 불통을 치료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민간요법으로 주로 추위로 인한 감기몸살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오묘한 맛의 비밀, 전도 아닌 것이 찜도 아닌 것이…
동래파전은 겉껍질을 벗긴 쪽파의 연한 속대를 주재료로 하여 찹쌀가루, 쌀가루, 밀가루와 달걀, 각종 해산물을 얹어 부친것으로 일반적인 해물파전과 다르게 길쭉한 쪽파를 최대한 많이 사용하고, 밀가루 반죽은 파와 해물이 엉길 수 있는 만큼만 최소량으로 쓴다. 지질때는 쪽파를 자르지 않고 길쭉한 모양 그대로 번철에 일렬로 깔고 그 위에 반죽과 굴, 대합, 바지락, 맛살, 새우, 홍합 등의 해물을 넣어 부친다. 다른 지역에서 흔히 많이 이용하는 오징어를 넣지 않는 것이 대를 이어 맥을 잇고 있는 동래파전의 자존심(?)인 듯하다. 마무리 단계에서 좀 묽게 부친 전에 깨트린 달걀물을 올리고 잠시 뚜껑을 덮어 살짝 익혀 낸다. 보통 파전은 간장에 찍어먹지만 동래파전은 초고추장에 찍어먹기도 한다. 전의 기름진 맛을 해소하는 방편인 것 같다.

원래 동래파전은 얇고 바삭한 전과는 거리가 있다. 밀가루 대신 찹쌀가루와 멥쌀가루를 써서 ‘축축하다’에 가까울 만큼 촉촉하고, 전보다 찜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기름기 없이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다. 동래파전은 전을 부칠때 마치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것처럼 반죽을 벌려 펼쳤다가 오므려 모았다가 하는 것이 그 비법이다. 그래서 동래파전은 마치 춤을 추듯 하는 조리동작 때문에 흥과 멋, 풍류와 가락이 있는 음식이라고들 말한다. 또한 화력이 세야 하고 달구어진 두껍고 넓은 무쇠번철에 지져야 동래파전의 제맛을 낼 수 있다.

오늘처럼 비오는 날이면 살아온 세월만큼 두툼한 동래파전과 막걸리를 앞에 두고 옛 동무와 마주하고 싶은 것은 바로 우리의 정과 후한 인심이 그리워서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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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월간 문화재 사랑(Vol 131) 2015년 10월호..........
글. 정재홍 (신안산대학교 호텔조리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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