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허리통증은 원인과 치료법이 다양하다. 최근에는 '영혼이 담겨 있는 근육'이라 불리는 장요근의 긴장을 풀어 통증을 완화하는 방법도 주목받고 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발표한 통계 자료에 의하면, 60세가 넘은 우리나라 여성들의 87.7%가 만성통증에 시달리고 있고 그중 59%는 만성허리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이 같은 통계는 사실 그리 놀랍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 70%의 사람들이 허리통증을 경험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만성적인 허리통증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허리통증을 유발하는 요인은 다양하지만, 허리 부위의 인대나 근육 또는 척추간 디스크 및 척추 골격계의 문제로 인한 급성부상을 우선 의심할 수 있다. 급성부상은 진단의 근거가 정확하고 치료 절차 역시 잘 확립되어 있어 전문의의 처방대로 치료를 받고 관리를 받으면 통증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고,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진단을 통해서도 정확한 근거를 알 수 없고, 원인이 확실하지 않은 허리통증을 앓는 환자들이 많이 늘고 있다. 이 같은 허리통증은 원인이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통증을 감소시키는 약물치료나 간단한 운동치료를 추천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효과가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 만성허리통증을 경험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다.
'영혼이 담겨 있는 근육' 장요근을 다스려라
그렇다면 원인을 모르는 허리통증은 어떤 이유로 인해 유발되는 것일까? 근육기능해부학적 측면에서 원인을 찾아내고, 통증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방법을 소개한다. 이 접근 방식은, 척추에 연결되어 있는 근육 중 특정 근육이 척추의 정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스트레스를 높임으로 써 허리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본다. 이 특정 근육은 장요근으로서 복부와 엉덩이관절을 구부려 주는 역할을 한다. 이 근육은 12번째 흉추에서 시작되어 5번째 허리척추(요추)를 거쳐 엉덩이관절과 넙다리뼈(대퇴)의 안쪽까지 이어진다.
장요근은 우리 인체의 상체와 하체를 연결해 주는 유일한 근육으로서 '영혼이 담겨 있는 근육'이라는 별명이있다. 영혼이 담겨 있는 근육이라는 말은 그리 과도하게 근육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통해 이 근육이 경직되고 피로할 수 있기 때문에 붙여졌다. 근육이 경직되면 힘을 낼 수 있는 기능이 감소한다. 장요근이 약해지면 전체 엉덩이관절의 굽힘 동작의 힘이 감소한다. 장요근이 경직되거나 약해지면, 욕조에서 나올 때나 계단 오를 때 불편함을 경험할 수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특히 노인들에게서 이 근육의 위축과 약함 증상이 많이 나타났다. 장요근은 또한 오랜 시간 의자에 앉아 있거나 고관절의 굽힘 동작을 반복해서 수행할 때 경직이 될 수 있다. 장요근이 심하게 경직되면 허리 뒷부분의 척추전만(배가 앞으로 나오며 허리가 뒤로 꺾이는 상태)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 <사진1> 여자가 바닥에 누워있다.
▲ <사진1> <사진2> 여자가 바닥에 누워서 의자에 다리를 올리고 있다..
장요근 이완하면 허리 스트레스 줄어들어
아래 <사진①>은 장요근이 늘어나 있는(stretched) 모습이다. 장요근이 늘어나면 잡아당겨지는 힘(pulling force)이 발생해 척추에 전달된다. 근육이 적당한 길이를 잘 유지하고 있으면 이 정도 압박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장요근이 경직되거나 이미 허리통증(디스크의 압박으로 인한)이 있을 경우, 이러한 자세는 척추 간 디스크를 압박해 허리가 앞으로 구부러지는 현상을 일으키거나 이미 일어난 척추전만을 더 심하게 할 수도 있다. 이때 허리통증 환자들의 통증은 더 심해진다.
반대로 <사진②>처럼 무릎을 굽혀 다리를 위로 들고 있으면 장요근의 길이가 줄어들어 척추에 전달되는 당겨지는 힘도 감소한다. 그 결과 디스크에 전달되는 스트레스는 줄어들고, 요추들이 원래의 라인을 잘 유지하게 된다. 디스크들도 튀어나오지 않게 되고 이로 인해 허리는 좀 더 부드러워지고 통증은 사라진다. 이와 같은 자세를 취하고 30~60초 동안 2~3회 반복하면 통증이 확연하게 줄어든다.
많은 허리통증은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다. 허리염좌(sprain or strain)라고 진단받는 경우라도 자세히 살펴보면 출혈이나 부종 등 일반적인 연조직의 염좌에서 볼 수 있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만약 허리통증이 척추나 척추 주변의 구조적 변화나 손상에 기인하지 않고 근육의 길이나 약화에 온 것이라면, 자세로 취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운동법은 엉덩이관절을 90도 구부리고 무릎관절을 90도 구부린 자세로 진행한다 하여 '9090 운동'이라 불린다. 지금 당장 '9090 운동'으로 영혼이 담긴 근육의 스트레스를 풀어 주는 것은 어떨까? .
홍정기 국민대학교 스포츠건강재활학과 부교수.
한국체대에서 스포츠의학 석사학위를, 미국 오레곤주립대학에서 운동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한체력코치협회 국제이사 및 교육이사를 맡고 있으며, 고양 오리온스 프로농구단 선수 트레이닝 컨설턴트와 리복 크로스핏 센티넬 트레이닝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