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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알 안 품던 집닭, 집 나가선 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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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85회 작성일 16-01-2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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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안 품던 집닭, 집 나가선 품더라


[야생으로 돌아간 닭 분석해보니]

애니메이션 영화 '치킨런(Chicken Run)'은 농장을 탈출한 닭들의 얘기를 그렸다. 농장의 닭은 매일 알을 낳아야 하고, 그러지 않으면 닭고기가 되는 신세다. 닭들은 농장을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꿈을 꾼다. 과연 가축이 자연으로 돌아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집을 떠난 개나 고양이가 오랜 시간이 지나면 늑대나 들고양이가 될까, 아니면 서식지만 바꾼 채 예전 모습 그대로 살아갈까.

◇알을 다시 품은 야생 닭

닭의 조상은 지금도 동남아시아 밀림에 사는 야생종 붉은멧닭(red jungle fowl)이다. 2014년 영국과 독일 과학자들은 닭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1만년 전 중국에서 붉은멧닭을 길들이기 시작했음을 밝혀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최근 하와이 카우아이섬에 사는 야생 닭을 통해 자연으로 돌아간 가축에게 일어나는 일을 분석했다. '치킨런'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과학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카우아이닭은 야생의 붉은멧닭과 같은 화려한 색의 깃털에다 집닭의 특징인 흰털이 군데군데 나 있다. 스웨덴 린코핑대와 미국 미시간주립대 공동연구진은 지난해 카우아이닭이 고대 야생종인 붉은멧닭과 오늘날 집닭의 유전적 특징을 모두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사진=조선일보 DB

집닭, 사람의 알 수집 돕기 위해
매일 알 낳으면서 품지 않지만
야생닭은 주저앉아 알 품어…

그렇다고 '집닭의 흔적' 다 안 버려,
집닭처럼 빨리 자라고 생식 뛰어나


먼저 카우아이닭이 가진 야생의 흔적은 태평양 원주민인 폴리네시아인이 800년 전 하와이에 정착하면서 가져온 닭에서 비롯됐다. 당시의 닭 유골을 분석했더니 요즘 집닭보다는 붉은멧닭에 가까웠다. 이 닭들은 원주민 인구가 줄면서 먼저 집을 떠나 자연으로 돌아갔다. 1778년 영국의 탐험가 제임스 쿡 선장이 카우아이를 발견했을 때 폴리네시아인들이 가져온 닭은 이미 야생 상태로 돌아다니고 있었다고 한다. 유럽인들이 쥐를 잡겠다고 몽구스를 데려와 하와이 전역의 야생 조류가 사라졌지만, 카우아이에는 몽구스가 오지 않아 야생 닭이 화를 면했다.

둘째로 요즘의 집닭이 자연으로 돌아갔다. 카우아이닭의 수는 1982년과 1992년 급격히 증가했다. 당시 허리케인으로 집에서 키우던 닭들이 대거 숲으로 갔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결국 요즘의 집닭이 붉은멧닭에 가까운 폴리네시아인의 닭과 섞인 것이 지금의 카우아이닭인 셈이다.

닭은 자연으로 돌아가면서 집닭과 크게 달라졌다. 집닭은 사람에게 이로운 특성들을 갖고 있다. 매일 알을 낳지만 알을 품지는 않는다. 알을 품고 있으면 달걀을 수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뇌도 야생종보다 작은데 시각중추가 발달해 주변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 키우기 힘들기 때문이다.

자연으로 돌아간 닭은 다르다. 카우아이닭은 알을 품으며, 산란도 특정 시기에만 한다. 덕분에 매일 알 껍데기를 만들던 칼슘이 닭의 뼈로 가서 거친 자연을 견딜 수 있다. 뇌도 집닭보다 커졌다. '치킨런'의 주인공들이 꿈꾼 삶을 사는 것이다.

◇가축이 야생에 도움 주기도

그렇다고 집닭의 흔적을 모두 버린 것은 아니다. 카우아이닭은 집닭처럼 성장 속도가 빨랐다. 생식 능력도 뛰어났다. 하버드대의 조너선 로소스 교수는 "가축 유전자는 자연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고 했다. 가축화가 되면서 얻은 특성 중에 야생에 도움이 되는 것은 그대로 남았다는 설명이다.

북미 대륙의 회색늑대는 가축에서 발달한 유전자의 도움을 받은 경우다. 극지방에 살던 늑대가 숲이 많은 북미 대륙으로 오면서 털빛이 짙어졌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2009년 '사이언스'지에 북미 회색늑대가 개와 교잡을 통해 짙은 털빛을 내는 유전자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야생동물이 가축으로부터 유전자를 받아들이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지난해 덴마크 자연사박물관 과학자들은 몽골 초원에 사는 야생의 프셰발스키말이 가축화된 말의 유전자를 상당 부분 갖고 있는 교잡종임을 밝혀냈다. 스코틀랜드 섬에 사는 야생 양도 150년 전 농장에서 키우는 양으로부터 털빛을 결정하는 유전자를 받아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과학자는 인간이 자연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는 가축 유전자가 야생의 생존에 유리할 수 있다고 본다. 자연으로 돌아간 가축들은 가축화의 과정을 정반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가축도, 최초의 야생종도 아닌 제3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 : 조선일보 2016.01.28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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