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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졸음은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 월호 스님·행불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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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39회 작성일 16-02-1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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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은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 월호 스님·행불선원장

졸음처럼 탐욕·분노도 생리현상
억지로 없애려 하면 부작용… 극복하려 하기보다 활용해야
부처도 비구의 보증 서주며 애욕을 수행의 계기로 북돋워



월호 스님·행불선원장
'졸음은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쉬어 가야 할 현상이다.' 얼마 전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 위와 같은 글귀가 걸려 있는 것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한 바 있다. 졸음은 생리적 현상이기에 억지로 참고 극복하려다 보면 오히려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말 그대로 10분 먼저 가려다 10년 빨리 가지 않으려면 차라리 잠시 쉬어가는 것이 좋다고 하는 것이다.

필자 또한 몇 년 전에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먼 길 출타하였다가 밤늦은 시간에 운전하며 돌아오게 되었는데, 절 근처 거의 다 와서 식곤증과 함께 졸음이 밀려왔다. 잠시 쉬어갈까 하다가 산길이 캄캄하기도 하고 얼마 남지 않기도 해서 억지로 졸음을 참고 운전하다가 그만 깜박 졸았다. 순간적으로 자동차가 오른쪽으로 기우뚱하는 느낌이 들어 눈을 떠보니 차가 커브 길에서 직진해가다가 오른쪽 바퀴가 하수구 쪽으로 빠져버린 것이다. 자동차 옆구리를 하수구 옆 축대에 심하게 긁혀서 결국은 폐차까지 해야 했지만, 다행히 인명 손상은 없었다. 맞은편에서 오는 다른 차들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잘못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 후로는 운전하다 졸리면 무조건 휴게소나 공터에 차를 대고 다만 10분이라도 눈을 붙였다 가는 습관이 생겼다.

생각해보면 졸음뿐 아니라 탐욕과 분노 또한 일종의 생리 현상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억지로 끊고 없애려다 보면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그런 면에서 "탐욕과 분노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활용해야 할 현상이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부처님도 애욕과 분노를 활용해서 도를 닦게 한 사례가 있다.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태자의 신분으로 있다가 결혼을 앞두고 얼떨결에 출가한 난타 비구는 아름다운 약혼녀가 눈앞에 어른거려 도저히 수행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이를 눈치챈 부처님께서 어느 날 난타를 데리고 불이 타고 지나간 숲으로 갔다. 거기에는 화상을 입은 암컷 원숭이가 있었는데, 그 원숭이를 가리키면서 물었다. "난타여, 저 원숭이와 그대의 약혼녀 중 누가 더 아름다운가?" 그러자 난타가 대답했다. "부처님이시여, 저의 약혼녀는 이 나라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미인입니다. 어찌 저렇게 화상을 입은 원숭이와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다시 난타를 데리고 천상으로 올라갔다. 그곳에는 아름답기 짝이 없는 오백 명의 여인들이 누군가를 맞이할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이를 보고 다시 부처님께서 물었다. "저 여인들과 그대의 약혼녀 중 누가 더 아름다운가?" "부처님이시여, 저 여인들에 비하면 저의 약혼녀는 마치 원숭이와 같습니다. 이 오백 명의 아름다운 핑크빛 발을 가진 천녀들은 아름답고 귀엽고 사랑스럽기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기뻐하라, 난타여! 그대가 열심히 수행하여 깨달음을 얻는다면 오백 명의 아름다운 핑크빛 발을 가진 천녀들을 얻게 된다는 것을 내가 보증하노라." 난타가 설레는 가슴으로 말했다. "부처님께서 오백 명의 천녀를 얻게 된다고 보증하신다면 저는 아주 기쁜 마음으로 수행 정진하겠습니다."

이에 다른 비구들은 난타를 '일용직 잡부' 혹은 '장사꾼'처럼 천녀라는 대가를 얻기 위해 수행하는 자라고 놀려대고 비난했다. 난타는 부끄럽고 창피하여 홀로 떨어져서 방일하지 않고 열심히 정진하였으며, 결국 아라한과를 성취하게 되었다.

위와 같이 부처님은 무조건 애욕을 끊으라고만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애욕을 적극 활용해서 보증까지 서주며 결국 애욕이 쉬도록 하고 있다. 분노 또한 마찬가지다. 바라문 바랏와자는 불교도인 부인 때문에 분노가 일어나 부처님께 찾아가 거칠게 항의하며 '무엇을 부수어야 편안히 살고, 무엇을 부수어야 슬픔이 없는지'를 물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답하였다. "성냄을 부수어야 편안히 살고 성냄을 부수어야 슬픔이 없네. 뿌리에는 독이 있지만 꼭지는 달짝지근한 성냄을 부수는 것을 성자들은 칭찬하나니, 성냄을 부수면 더 이상 슬픔이 없기 때문이네."

이러한 응답에 감동한 바랏와자는 출가하여 비구가 되었다. 이 소식을 들은 그의 동생이 찾아와 부처님께 한바탕 욕설을 퍼부었다. 묵묵히 이를 다 듣고 난 부처님은 마침내 주인이 손님에게 차려준 밥상의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이처럼 그대가 나에게 비난하고 화내고 욕하였지만 나는 받아들이지 않았으니, 그것은 도로 그대에게 되돌아갔다."

결국 동생 또한 출가하여 비구가 되었다. 이렇게 셋째, 넷째까지 사형제가 모두 출가하여 비구가 되었다. 분노에 분노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활용하여 마음을 닦는 계기로 만든 것이다. 결국 이렇게 말할 수 있다. '탐욕과 분노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활용해야 할 현상이다!'






출처 : 조선일보 2016.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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