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신(2019년시마을운영회장)시인
지난해연말 시마을송년회에서 나란히
최정신시인의 영상시를 즐감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미세먼지가 무겁게 깔린날의 오후이다
2019.3.5.화
일주일동안 창밖풍경을 눈에 담고만 살았다.
갑작스레 건강에 문제가 생겨 치료 잘 받고 방에 갇혀 회복중이었다.
내 몸이 나를 깨우며 밖으로 나가 땅을 디디며 풍경을 보잔다.
새로운 에너지가 솟으면서 나의 든든한 보호자와 함께
내 몸이 이끄는대로 밖의 봄기운을 받는다.
집앞 병원 디딤식당에 들려 장똑똑이 오색비빔밥을 맛나게 먹곤
그 길로 발디딤 훈련차 500m 거리인 63빌딩 아래 한강둔치에 이른다.
미세먼지가 심해 몇몇 마스크 쓴 산책객 몇사람만이 우리를 스쳐
빠르게 지나갈뿐, 조용한 강변을 좀 걸었더니 쉬고 싶었다.
파라다이스 옆 카페로 들어가
출렁강물이 보이는 투명유리벽 앞에 자릴 잡고
카페라테를 마시며 간만에 생생한 삶을 즐기며 잠시 쉬었다.
살아 있어 누릴 수 있는 소소한 행복에 새삼스레 감동을 하며...
투명유리벽 바깥으로는 시원한 강물이 흐르고
그 위로 원효대교가 강북과 강남을 길게 이어주고
한강 물오리가 출렁이는 물결에 몸을 내 맡겨 물따라 출렁인다.
따스한 봄날 손님맞이 준비를
강물 위에서 출렁임으로 기다리는 중이었다.
카페라떼를 마시며
어디보자 스마트폰 이야기도 들여다 볼까?
투명유리 밖으로도 간간이 풍경도 즐기며 스마트폰을 만지작댄다.
봄을 맞이 하는 여인이
봄꽃을 기다리며 창밖 하늘을 올려다 본다
머지않아 온 세상에 펼쳐질 다채롭고 아름다운 봄빛을 상상한다
3년전 진천 농다리에서 즐긴 봄이 찾아 온다
뇌리속에...
온통 파스텔톤의 봄빛으로 가득 채워진 지난날의 봄세상
새 희망을 노래하는 봄 세상속엔 봄 이야기로 가득 차 있나니
생각만 해도 맥이 톡톡 살아 일어서는 구나
3년전 진천 보탑사 경내 봄빛속에서
꽃 속에 파묻혀 있으니 나도 꽃이련가!
봄꽃이련가!
꽃처럼 화사하고 생기 있었던
지난날의 春女모습이
지금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세월속에 묻혀
세월이 꿀꺽 삼켜 버려
지금은 힘없이 흘러 가나니
내가...
또 다시 느긋하게 기다려 보련다
지금은 그래야 하거늘
그러나 이제는, 이제는
새빨간 정열의 장미빛보다는 은은한 노을빛 봄을
긴 화폭에 담으며 삶을 곱게 아름답게 이어가야 하리
건강하고 편안하게 보낼 남은 생을 위하여...
찬란한 빛/ 김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