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을 걷는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본문
오월을 걷는다
박 상 영
오월의 산은
빛이 오래 남는 쪽으로 기운다
어제보다 깊어진 빛이
스스로 차오르고
들판은
햇살을 받아
숨을 고른다
바람이 지난 자리마다
풀잎들이
가만히 흔들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동안
마음 한쪽이 조용히 놓인다
이 계절에는
이루어야 한다는 말이
뒤로 물러나고
쥐고 있던 것들이
손 안에서 가벼워진다
문득
오래전의 내가
이유 없이 밖으로 나가
하늘을 올려보던 날
그때의 나는
손에 쥔 것이 적었지만
마음이 먼저 걸었을 것이다
그래서 오월에는
조금 늦게 걷는다
산이 그러하듯
들이 그러하듯
빛이 오래 남는 쪽으로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