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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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섬
박 상 영
파도는
부르지 않는 이름까지
끝내 데려간다
해운대 모래 위
겹쳐지며 지워지는 발자국들
사라지는 쪽이
더 또렷해지는 순간
동백숲은 바람을 세우고
몸의 결을 뒤집는다
그늘 아래 머물던 말들은
형태를 갖지 못한 채
동백은
붉어지는 순간
가지를 놓는다
툭
꽃 한 송이
떨어질 때마다
다 쓰지 못한 계절 하나
동백섬에 서면
사라진 것들이
먼저 와 있다
오래 쥐고 있던
손의 온기처럼
우리는
지워지는 쪽보다
다시 피는 쪽으로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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