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쓰지 못한 계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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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쓰지 못한 계절이 있다
박 상 영
다 쓰지 못한 계절이 있다
빛은 남아
그늘만 먼저 늙었다
부르지 못한 이름 몇 개가
저녁마다 길어져
문턱을 넘지 못했고
입속에서
몇 번이나 계절의 껍질이 부서졌다
피고 진 것들은
대체로 정확했으나
나는 자주
중심을 비워두었다
지나간 것이 아니라
덜 사라진 시간이
등 뒤에 쌓여 있고
이미 닫힌 문 앞에서
노크하지 못한 손을 쥐고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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