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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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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767회 작성일 21-10-30 10:22

본문

갑장甲長 / 백록

 

 


뜻풀이로는 천간天干의 첫째

의 우두머리인데

사실은 육십갑자가 같은 동갑내기들이다

정유년에 이 세상으로 기어 나온 붉은 닭들인데

어느덧 희끗희끗 시들시들하다

 

어제는 마침 잔칫날

갑장의 막내딸이 시집가는 날

이날은 얼핏, 아직도 옛 풍속이 희미하게나마 남은

고향마을의 풍경이다

길일이라 그런지 동안의 애매한 거리조차

다행히 느슨해지던 날

 

한가운데 밥상머리에선 옛날 같지 않은 수탉들 술을 주고받으며

꼬꼬닭 꼬꼬닭 왁자지껄이다

물론, 개중엔 웬수의 꿀 같은 술을 마지못해 끊어버린 친구도

몇몇 있었지만,

마당 한켠에선 멍석 위로 윷가락를 던지며

모여 윷이여 야단법석이다

 

이리저리 눈여겨보노라니

불현듯, 일찍이 세상을 떠나버린 갑장의 초상들이 얼씬거린다

그 처자의 그림자를 밟으며

그 동생이며 친척들의 닮은 모습에서

죽은 이름들이 쓰윽 지나친다

우리보다 훨 젊은 모습으로

 

순간, 술에 취해 아차 싶은 혓바닥으로

어이, 갑장 오랜만일세

헛소리 기어 나오다 말았다

저도 모르게

!


 

댓글목록

희양님의 댓글

profile_image 희양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갑장은 정겨움이 색칠을 하지요
끈적해도 좋을
한 때의 아름다움이라 하더군요

어떤이는 팔십에 13명의 갑장 절친들을 다 보내고 여백의 시간을
한숨으로 닦았다지요
술 한잔에 해학이 깃든 시편 즐감했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도 시골 고향 갑장이 24명이었는데
벌써 셋은 이승을 떴고
둘은 행불이네요
아직은 우글거립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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