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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놉티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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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22회 작성일 22-12-04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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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놉티콘 


빙벽의 하늘 정수리에 이고 설산이 사십 계단을 내려와 눈두덩이에 걸터앉았다 진눈깨비가 푸슬푸슬 산허리를 가르며 죽지를 펄럭거리다가 망막을 툭 치고 문고리를 잡아당겼다 둥지가 침몰한 계단석마다 허기진 산 그림자 바람의 조각들이 여기저기 불러 모으고 있었다 눈발 속에서 내일을 급속 냉동하여 묻어 둔 청설모의 검푸른 발톱들 어둠의 장막으로 둘러쳐진 암막 사이로 영사기는 오늘도 수다쟁이처럼 공회전만 거듭 애무하고 있었다 설피도 없이 희멀건 건반을 보드득거리며 푸슬푸슬 걸어오는 늙은 데기 네가, 박제된 고대도시의 페르골라를 등에 업고 신기루처럼 저물녘을 타고 오른다 겨울왕국으로 투명인간처럼 엄폐한 밤의 올가미에 모가지를 옭아맨 청설모가 사지를 펄떡거리며 난간 밑으로 액사를 꿈꾸며 예리하게 녹아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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