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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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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516회 작성일 22-12-25 10:06

본문

해맞이


며칠 전  

경비실 옆으로 말도 많았던 편의점이 입점했다

한낮이 밤중으로 순간 이동한 그곳에는 

내 유년의 라우라우 비치, 그 새파랗던 해변가로 쏟아진 

별똥별 같은 LED등이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이쑤시개처럼 날 세운 가로수도

뾰족하게 누워 잠들어 있는 겨울밤

어둠을 삼켜버린 길고양이의 하악질 소리를 따라

편의점 문 앞으로 한 사내가 바람처럼 나타났다

두툼하고 검붉은 입술을 가진 사내는 

담배 한 개비를 급히 내뱉으며 발로 짓이기다

바람처럼 사라져 버렸다

편의점 2층 신앙촌 마을엔 간판이 밤새도록 깜빡거리고

옥탑 위 네온의 십자가엔 겨울 밤하늘이 

두 팔 가지런히 뻗고 누워 잠들어 있었다

천국으로 가는 계단은 옥탑 위로 검붉게 보이는데

어둠을 짓이긴 저 사내는 천당으로 갈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생각하다가 

나는

여명의 소실점으로 천천히 가라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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