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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생이 시인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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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475회 작성일 23-01-07 02:22

본문

삼생이 시인께 



내가 당신을 시인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당신의 거죽이 북극여우의 보드라운 털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내가 당신을 시인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당신도 나의 경계를 기웃거리는 한 마리 들짐승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당신을 시인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당신도 찢어진 나의 살갗처럼 붉디붉은 혈육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가시밭길을 걸어가는 동지여

정월의 출근길에는 동백의 시취가 검붉게 코를 찌릅니다


회오리를 안은 귀 잘린 아이처럼 

망고꽃을 든 타히티의 두 여인처럼 


사람들은 비극을 열망하지만 

나는 길거리 좌판의 나비핀을 기웃거립니다


날개는 압핀으로 고정되었지만

저 비린내 나는 해운대 밤바다를 향해 

등댓불처럼 노랗게, 빨갛게, 


까마득히 노를 저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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