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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엿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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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919회 작성일 23-07-06 21:18

본문

상엿길


 산그림자 구불구불 고갯길 넘어오면 나는 빼꼼히 어둠의 모서리에 등불처럼 등골을 기대곤 해요 그럴 때면 두려움이 거미를 따라 밀려온 파도 소리 내 망막 속으로 철썩, 철써덕거려요 포말이 침상의 옆구리에 파스처럼 찰싹 붙은 소변주머니의 뿌연 거품처럼 일렁이는 저물녘 한낮을 다녀온 홍조 띤 그림자 하나 부푼 꽁지깃 세우고 서쪽하늘로 최후의 칼춤을 추면 지난 여름날 기울어진 서쪽 해변가 거무끄름한 모래알처럼 서걱거리는 오늘이라는 키클롭스 그 외눈박이의 모가지가 뚝뚝 핏빛을 뿌리며 발치로 나뒹굴죠 그럴 때면 사람들은 어디를 향해 그리도 급히 가는지 헤아릴 수 없는 숱한 별들의 길 잃은 발자국들 종일 불소나기가 외길로 빗발쳐요 어둠을 삼킨 광중 같은 진창마다 잘려나간 별꼬리의 궤적 토막 난 아가미처럼 꿈틀거리는 발꿈치의 항해일지가 수장되어 있어요 동천강의 폐사된 붕어처럼 허연 배를 뒤집은 화석 같은 저 눈 시린 화인들 마을버스는 사르지 못한 뼛조각들을 거두어 짐짝처럼 싣고 복사뼈가 검붉게 부어오른 어둠의 모서리를 지나 꼬리지느러미 흔들며 광안대교 상판을 달려요 아직은 씽씽거리는,


 막차가 도착하지 않은 오늘이라는 이정표를 덮어 쓴 정류장엔 개밥바라기 한 송이 외등처럼 끄물거려요.

댓글목록

달팽이님의 댓글

profile_image 달팽이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르지 못한 뼛조각을 거두어 싣고 어둠의 모서리 같은 상엿길을 빠져나가는 마을 버스가 보이는 듯합니다.

비가 많이 온다고 합니다.

콩트님,
좋은시 많이 쓰시길요~.

콩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달팽이 시인님,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오늘 2박 3일 여정을 잡고 경북 포항으로 시, 낚으러 갑니다. 어두컴컴한 길섶에서 시가 입질할지는 미지수이나 이번 여행길에서 저 눈 시린 광중 같은 진창에 갇힌 저의 몰골을 거울처럼 바라볼 수 있게 하느님께 기도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한 오늘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안전 주의 하시고요~~.

다섯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다섯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감상했습니다 콩트시인님
포항으로 시를 낚으러 가신다구요? 기대만발입니다 ㅎㅎㅎ
기분좋은 시간들로 가득하시고
개밥바라기처럼 반짝거리는 시어들을 많이 낚아 오시기를 . . .
비가 많이 온다하니 포항으로의 외출길이 조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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