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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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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751회 작성일 24-02-29 09:51

본문

회귀



강남 갔던 제비가 내 정수리를 물고 

봄빛으로 날아오르던 

미루나무가 풀머리를 틀고 

페인트공장 담벼락을 월담하던 


바람길이 절벽처럼 가로막히고 

풍경소리가 공룡처럼 멸종한 아파트에서 

동과 동 사이, 벌어진 간격으로 흘깃 곁눈질하는 

내 유년의 초록들

 

쓸쓸하게 녹아내리는 진눈깨비들이 목련처럼 

하얀 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축제의 그날,

천공으로 휘날리는 만국기처럼 펄럭거리는 기억들 


희미하게 날리는 가로등 불빛에 

부나비처럼 몸을 내던진 희멀건 날들 

때 묻은 소매처럼 반들거리고

 

겨울이 풀리고 봄의 발자국 소리 터벅거릴 때

내 무덤가에 잊힌 영혼처럼 나부끼는

요람 속 배냇저고리를 기웃거리는


사막처럼 말라붙은 내 어머니의 젖내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유년의 초록들/만국기 처럼 펄럭이는 기억들/
부나비처럼 몸을 내던진 희멀건 날들/요람속 배냇저고리/
결국 이 모든 것들이 어머니의 젖내로 회귀될 수 밖에 없음을
주옥 같은 시로 알려주셨습니다.

제가 나이 들어 즐겨 찾는 아욱국, 청국장, 비지찌게, 콩나물 밥
아마 제 어머니가 드셨던 이런 음식이 젖이 되고 저는 그 젖을 먹고 자라
지금 제 몸이 어머니가 드셨던 음식을 기억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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