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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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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00회 작성일 24-05-05 22:38

본문

돌아온 날 

       

           


갑옷을 두른 대장군처럼

그날, 

광장의 이순신 장군처럼 

一揮掃蕩 血染山河

나뭇잎은 알몸으로 놋비늘처럼 허공을 베었다

뽀얀 살결이 눈 부시었다


티사강의 하루살이처럼 나부끼는 날갯짓

못난이의 대명사인

나,


깃발처럼 샛바람에 펄럭거리는 하루

너의 그늘 아래 모서리를 기웃거리는

이기적이고도 못난,


난, 

나여, 


잎새 푸른 그늘을 바라본다

선반 위 걸터앉은 못난이 인형처럼

찬찬히,

거울을 닦았다


음지가 양지가 될 수 없음을

일찍이 알고 있었으므로

그러나

잎새 푸른 나무의 그늘이 되고 싶었다


볕은 메말랐고 

나는 한 마리 바퀴벌레

거울을 엎어 놓은 어둠 속 기생충이 되어

어둠을 갉아먹는 한 마리 애벌레,

요충, 편충, 십이지장충,

실오라기 같은 야만적인 나의 더듬이가

광장을  찾아 헤매는 칼날이 되길


고흐의 별밤과 

고흐의 카페테리아를 더듬거리는

회오리처럼 눈알을 부릅뜬 총구  

가늠쇠가 백 원짜리 동전처럼 떨리는 그 밤,

방아쇠를 당겼다

무작정,

북을 친다 


저 화려한 나팔소리

주정뱅이의 못난 허무여,


어둠의 총구가 허연 연기를 내뿜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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