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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나무 아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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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911회 작성일 24-09-05 18:47

본문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정민기



 서녘 하늘에 노을이 피어나는 저녁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새소리 귀에 걸고 입속에 꽃을 피운다
 이따금 풀어 주지 못한 바람 소리
 기억처럼 술술 풀어놓는다
 무거운 구름이 비로 내려앉기 전에
 서두르는 바람을 힐끗 바라보기도 한다
 무화과 잎이 드리워진
 그늘에서 잠자는 나를 깨우지도 않고
 해는 슬그머니 저물어 가고 있다
 호명하지 않은 나뭇잎이 팔랑거리는데
 아무렇게나 버려진 나는
 누군가에게 건네줄 꽃다발이 될 수 있을까
 빵 부스러기처럼 침묵하는 동안
 잔잔한 바람은 또 어딘가로 흘러간다
 모든 슬픔이 한군데로 모여
 군락을 이룬 곳이 있을 것도 같은데,
 입속에 피어난 무화과의 꽃이
 채 지기도 전에 별이 반짝반짝 피어난다

댓글목록

힐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힐링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과나무 아래에서
한 시절의 모든 것을 뛰어 넘어 사는
현자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정민기09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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