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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조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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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泉水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35회 작성일 25-06-21 08:11

본문

* 타조의 길


팔척장신(八尺長身)의 거구

큰 날개를 가졌더라면

현생에 새들의 왕중왕이 됐을 텐데

오래된 방랑생활

갈라져 굳어버린

두 갈래 발굽

황무지의 방랑자가 되었네


한때는 라마(lama)들과

비단길에 만나 눈썹 휘날리게 달리던 때도 있었건만

어느 세월엔가

지상의 쉬운 먹잇감이 안 되려고

달리고 달리고

사막까지 찾아온 사자무리에 쫓기는 신세

멀리서 신기루 오아시스를 봐도 날지 못하네

사막에 적응하다 사막에 갇혀버렸네

 

힘들 때면 어깨를 대주던 인도코끼리와

야한 농담 끝에 침 잘 뱉던,

남미(南美)의 안데스로 떠나간

라마를 본지도 오래되었네


길 위에 사자무리도 도저히 깨트리지 못할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알을 낳기로 했네

돌처럼 단단한 알 속에는 여전히 후대 위한

잠재된 날개의 비밀이 숨겨져 있네

어쩌면 미개척 황무지를 누비며 아직은 사자보다

빨리 전속력으로 달리기 위해 태어난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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