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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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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솔바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202회 작성일 25-06-27 07:41

본문

예초기로 아파트 화단의 풀을 벤다
웃자란 초여름의 시간이 잡초와 들꽃에 섞여 잘려나간다
바람이 들쑤시는 통에 풀내음이 깃발처럼 펄럭인다
나도 누군가에게 어느 한 날은 향긋한 풀이었을까
시원한 바람은 좋아하면서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사람을 시원하게 용서도 해보았던가
형제 중 넷째인 우리집이 매번
부모님 병원비를 내는 것을 속으로도 이해했던가
나는 우는 이와 함께 울고 웃는 이와 함께 즐거워했나
초여름 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바람 부는 날
입 없이 살아온 풀
발 없이 살아온 풀
본 것도 들은 것도 없이
부서짐으로 마지막까지 순종을 가르치는 풀이 던진 한마디
누군가에게 나도 어느 순간은 향기로운 풀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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